국내 15곳 매출의 32% 지급
中관광객 의존 높은 제주 8곳
2013년엔 매출의 89% 달해… 수익성 악화로 ‘속빈 강정’ 신세
국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고객을 모아오는 중국인 에이전트에게 지급하는 수수료가 지나치게 많아 수익성 악화로 ‘속빈 강정’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은 11일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국내 15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전체 16곳 중 알펜시아 제외)에서 2013∼2015년 상반기 중국인 에이전트에게 지급한 수수료는 총 1조865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매출액(3조4150억 원)의 31.8%에 해당하는 것이다. 현행 ‘카지노 영업 준칙 57조’에 따르면 카지노 사업자는 일정한 계약을 맺어 전문모집인을 둘 수 있고 사업자는 이들에게 수수료를 지급할 수 있다. 카지노 업소의 매출액은 업소가 번 돈 가운데 에이전트에게 지급한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수수료 지급액수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2013년에는 3564억 원(전체 매출액의 26.1%)에서 지난해에는 5000억 원(전체 매출의 36.4%)으로 크게 늘었다. 5개 업장을 가진 국내 최대 규모의 파라다이스는 해마다 지급한 수수료가 전체 매출액의 25%∼31% 수준이었다. 3개 영업장을 운영하는 세븐럭은 3.3∼7%가량이었다.
특히 제주도 소재 8개 카지노의 경우 지난해 총 2248억 원의 매출 중 1717억(76%)을 수수료로 지급해 수익성이 매우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에도 전체 매출액 2169억 원의 88.6%인 1922억 원을 수수료로 줬다. 골든비치의 경우 매출액 473억 원에 수수료는 1765억 원(372.5%)이었고 엘베가스도 매출 320억 원에 수수료는 1031억 원(321.9%)이나 돼 ‘배보다 배꼽’이 더 컸다.
지난해 이들 카지노가 고용한 중국인 에이전트 수도 마제스타(495명), 골든비치(326명) 등 제주 소재 업장이 가장 많았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잘 알려진 파라다이스는 1명, 세븐럭은 5명으로 에이전트 고용 인원이 적었다.
이상일 의원실 관계자는 “제주도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고, 규모가 작은 카지노일수록 고객을 유치하기 힘들어 에이전트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며 “정부가 2006년 외국인 전용 카지노 허가 및 관리감독권을 지방자치단체에 넘겨주고 너무 방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카지노들이 수수료 지급 등을 명목으로 불투명한 경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당국의 감독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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