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인 전북 순창에서 칩거 중인 정동영 전 의원은 15일 한 식당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정 전 의원은 “통일씨감자재단을 설립해 씨 감자를 북한에 보내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이날 상경한 건 2011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집회에서 도로를 무단 점거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항소심 선고공판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정 전 의원은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서 낙선한 뒤 두문불출하다 6월 초부터 부인과 순창에 머물며 씨감자 농장을 오간다고 했다. 고향 후배인 식물생명공학자 김재훈 박사가 개발한 씨감자 종자를 200여 평의 밭에 심어 농사를 짓고 있다. 11월 수확 예정이라고 한다.
그는 “북한이 현재 생산방식으로는 평당 3kg의 감자를 생산하는데 이 씨감자 종자를 이용하면 20kg까지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며 “씨감자 보급이 잘되면 북한이 식량 부족국가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식량 수출국가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 만난 법륜 스님도 통일씨감자 얘기를 듣고 북한 보급에 협력하자고 했다”며 “재단을 만들어 보급사업을 하고 싶은데 이 정권에서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정 전 의원은 이날 현실 정치를 두고는 극도로 말을 아꼈다. 새정치민주연합 정세균 상임고문이 제안한 연석회의 참여 가능성에 대해 “요즘 뉴스를 안본다”고 선을 그었다.
정 전 의원은 ‘천정배+정동영 호남연대’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12일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둘째 딸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천 의원이 차녀 결혼식 때 ‘한 번 만나자’고 해서 ‘그럽시다’라고 대답했지만 의례적인 얘기였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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