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정무특보 ‘친박 독자 후보론’에 김무성측 부글부글
與안팎 “金대신 반기문-최경환 염두”… 靑 진화 나섰지만 감정 골 깊어져
16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진영은 발끈했다. 전날 윤상현 의원의 일부 언론 인터뷰 때문이다. 윤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4선이 될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 가운데 차기 대선에 도전할 분이 있다”며 ‘친박 독자 후보론’을 폈다.
그는 뒤늦게 “김무성 불가론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결과적으로 ‘김무성 불가론’의 불씨를 지폈다. 여권 안팎에선 친박계가 김 대표의 ‘대안’으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돌았다.
윤 의원은 ‘친박계의 핵심’으로 대통령정무특보이기도 하다. 윤 의원의 발언에 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이 실렸는지를 두고 여권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일격을 맞은 김 대표 진영은 이날 윤 의원에게 공개 경고장을 보내는 성명 발표를 검토했다. 하지만 김 대표의 만류로 ‘집단행동’은 무산됐다. 이날 김 대표는 윤 의원의 발언에 일절 대응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김 대표 측은 친박계가 “김무성 끌어내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김 대표는 사위의 마약 투약사건으로 곤경에 처해 있다. 김 대표 측이 사위의 마약 투약사건을 외부로 알린 배후로 친박계를 의심하는 상황에서 윤 의원의 발언까지 터져 나오자 ‘친박계의 반격’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국정감사가 끝나는 다음 달 중순부터 ‘총선 공천 룰’을 두고 친박과 비박(비박근혜) 간에 본격적인 ‘세 대결’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대표도 이 전선을 주목하고 있다. 김 대표가 17일 국민공천제(오픈프라이머리) 태스크포스(TF) 긴급회의를 소집한 것이다. 20% 전략공천을 포함한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의 공천안이 채택되면서 여야 합의에 의한 오픈프라이머리 시행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친박계가 오픈프라이머리를 계속 흔드는 상황에서 김 대표가 ‘공천 룰’과 관련해 쐐기를 박으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친박계는 김 대표가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내건 오픈프라이머리 공약이 무산될 경우 김무성 체제를 흔드는 대대적인 반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청와대도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임기 반환점을 돈 박근혜 정부의 성패가 달린 노동개혁 법제화를 목전에 두고 ‘적전분열’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일각에선 윤 의원의 경솔한 발언이 김 대표 사위의 마약 투약사건을 둘러싼 음모론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윤 의원의 발언은 대통령이나 청와대와 전혀 무관한 개인 의견”이라며 “지금 이 시점에서 왜 대선 후보 얘기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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