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죠. 마냥 좋죠. 이산가족 됐다가 만난 기분입니다. 그렇게 가족들이 원했었는데, 이제 진짜 함께 안장된다고 하니 마음이 푸근해졌어요.”
고 서후원 중사의 아버지 서영석 씨(61)는 18일 국가보훈처가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 제2연평해전 6용사의 합동 묘역을 조성한다는 소식에 감격스러워했다.
가족들은 “동아일보 보도(7월 8일자)로 오랫동안 숙원이었던 합동 묘역 문제가 해결됐다”고 말했다. 영화 ‘연평해전’을 통해 국민의 관심이 높아진 데 대해서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고 박동혁 병장의 아버지인 박남준 씨(59)는 “오늘 동혁이 모교인 안산 경안고에서 추모행사를 열었는데 외빈도 45명이나 왔다. 해마다 했던 추모식 중 가장 많은 300명이 참석했다”며 기뻐했다. 그는 “다들 합동으로 안장돼서 정말 좋아했고 동아일보가 계속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보도해 줘 고마워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13년이란 세월 동안 보훈처에서 무심했던 것에 대해선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왔다. 고 조천형 중사의 어머니 임헌순 씨(68)는 “애들이 그냥 죽은 것도 아니고 전사했는데 그걸 13년 동안이나 애걸복걸해도 안 해주더니 이제야 해주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연평해전 6용사를 순직자로만 인정하고 아직 전사자로 예우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해서도 유가족들은 “전사자로 올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시간은 흘렀지만 가족들의 마음은 떠난 이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임 씨는 “이번 일요일(20일)에 운구하고 옮긴다니까 아들 생각이 또 나서 마음이 안 좋다.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죽을 때까지 이렇게 해야 되는 건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2002년 6월 29일 벌어진 제2연평해전에서 숨진 윤영하 소령, 한상국 상사, 서후원 조천형 황도현 중사, 박동혁 병장의 합동 안장식은 21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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