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앞 혼돈… 의원들이 전한 TK-호남 추석 민심
“靑참모 출마보다 대통령 보필을”… 한쪽선 “대대적인 변화 불가피”
“지역 주민들이 ‘니는 괜찮제?’라며 걱정스러워하더라.”
새누리당 이종진 의원(대구 달성)은 29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뒤숭숭한 추석 민심을 이렇게 전했다. TK(대구경북) 지역은 전통적인 새누리당 텃밭이다. 하지만 이달 초 대구 지역을 방문했던 박근혜 대통령이 지역구 의원들의 행사 참석을 불허하면서 일대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내년 20대 총선에서 대구 지역 의원들을 대거 물갈이할 것이라는 설이 파다하다. 선거가 7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현역 의원들은 마음이 다급하게 됐다.
박 대통령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이 의원은 “대통령이 현역 의원을 끌어안아야 국정을 잘 마무리할 수 있다는 것이 대구의 민심”이라며 ‘대구 물갈이론’이 실제 민심과는 차이가 있음을 강조했다.
청와대 보좌진이 대거 대구지역에서 출마할 것이라는 설에 대한 경계심도 드러냈다. 한 초선 의원은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을 수행했던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의 대구 출마설에 대해 “주민들은 ‘대통령 모시는 사람은 끝까지 대통령을 보필해야 되는 것 아니냐’라고 얘기하더라”라고 전했다.
하지만 대구 지역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새누리당에 충성했지만 돌아오는 건 하나도 없었다”며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김희국 의원(대구 중-남)은 “시장 상인들이 ‘우린 생선 한 마리 팔아 900원 남기는 사이에 너희는 내년 공천을 놓고 싸움질이나 하고 있느냐’라고 혼내더라”라며 토라진 지역 민심을 전했다. 그는 “유권자들이 사냥을 하라고 뽑아 놓은 사냥개가 ‘경비견’이 돼 있는 꼴이란 말도 들었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한편 농어촌 지역이 많아 지역구 축소가 불가피한 경북에서는 선거구 통폐합 문제가 최대 관심사였다. 지역구가 선거구 조정 대상에 포함된 김재원 의원(경북 군위-의성-청송)은 “지역민들이 ‘촌놈이라고 무시하느냐’라더라”며 “비례대표를 없애서라도 지역 대표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고 말했다.
반면 정희수 의원(경북 영천)은 “‘지금이 가장 어려운 때’라고들 걱정하면서도 의원 수를 늘리는 것에는 상당히 부정적”이라며 냉정한 민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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