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전투기(KFX) 기술이전 무산, 한달반 지나 靑 보고”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9일 03시 00분


국방위 국감서 ‘차기전투기’ 질타… 방사청장 “대안 검토하느라 늦어”
韓국방 “北단거리미사일 발사 조짐”

미국 정부의 핵심기술 이전 거부로 논란이 된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을 두고 방위사업청의 늑장보고 논란이 불거졌다.

장명진 방위사업청장은 8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방부 종합감사에서 “미국으로부터 4월 21일 기술이전 불가 정보를 입수하고 6월 8일 청와대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등 KFX 개발사업에 필요한 4개의 핵심기술을 이전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음에도 한 달 반이 지난 뒤에야 보고했다는 얘기다. 장 청장은 보고가 늦은 이유에 대해 “문제점만 제기하는 것보다 실질적인 대안을 갖고 준비해서 보고하는 것이 맞지 않겠나 검토하는 중이었다”고 해명했다.

야당은 정부가 ‘4개 핵심기술 이전 불가’ 방침을 알고도 이를 은폐한 채 사업을 추진했다면서 청와대 책임론을 제기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성준 의원은 “KFX 사업 위기의 주범은 청와대”라며 “청와대 KFX 사업 조사의 핵심 대상은 방위사업청이 아닌 청와대 자신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기술 (이전) 제한을 다 알았음에도 정확히 말하지 못한 건 방사청, 국방부 모두에 있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들은 또 차기전투기(FX) 사업의 선정 업체가 2013년 미국 보잉(F-15SE 개발사)에서 록히드마틴(F-35A 개발사)으로 바뀐 것이 결국 기술 이전 협상 실패로 이어졌다고 질타했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김관진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이 ‘정무적 판단’을 언급하며 기종을 바꾼 게 발단이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한편 북한의 당 창건 70주년인 10일 앞뒤로 미사일 발사 동향이 있느냐는 질의에 한 장관은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강원도 지역에서 동해상으로 KN 계열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움직임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번 방미 수행 여부에 대해 한 장관은 “그런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다만 한미 정상회담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도입을 논의하는지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사드 논의는 없을 것”이라고 ‘공식적인’ 설명만 되풀이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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