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과거 냉전시절 2차원적 외교에서 벗어나 보다 복합적이고 뉘앙스가 깔린 3차원(three dimensional)적 외교를 펼치고 있다….”
미국의 격월간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는 8일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13~18일)에 앞서 이 같은 평가를 내놔 눈길을 끌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아시아담당 보좌관을 지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의 ‘한국의 신(新) 3자 외교(South Korea’s New Trilateral Diplomacy)‘라는 제하의 기고문은 박근혜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담았다.
필자는 먼저 9월 중국 항일전쟁승리 70주년 열병식에 대해 “미국의 아시아에서의 영향력에 도전하는 중국의 군사적 위용을 과시하는 자리였다”며 “아시아 주요 민주국가 지도자중 참석한 이는 박 대통령이 유일했다”고 전했다. 이어 “비록 당시 박 대통령이 진한 색 선글라스를 쓰고 수동적 참석 의지를 암묵적으로 표현했지만 박 대통령의 존재 자체가 수 천 마디의 말보다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필자는 박 대통령의 중국 열병식 참석을 바라보는 워싱턴의 시각에 대해 “상당수가 손을 부들부들 떨며(hand-wringing) 절망했고 일부는 한국이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거리두기를 시작했다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박 대통령이 베이징을 북한으로부터 분리시키는 외교를 하고 있다고 긍정 평가하는 시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모두가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분법적인 시각이라고 평가했다.
필자는 “한국 외교의 핵심은 이제 양자택일 식 과거 냉전시절 2차원적 외교가 아닌 보다 복합적이고 뉘앙스가 깔린 3차원(three dimensional)적 외교, 일명 ’외교 버전2.0(Diplomacy 2.0)‘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외교가 기존 버전 1.0에서 버전 2.0으로 업그레이드 중이라는 것.
필자에 따르면 한국의 ’외교버전 2.0‘은 중국의 현 전략적 사고를 일부 수정하고 미국의 동북아 이해관계에 협력하는 한편 과거 기대하기 힘들었던 동북아협력의 틀을 주도적으로 만들어 간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중국 경도론에 대한 워싱턴 조야의 우려는 핵심에서 비켜간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러면서도 기고문은 박근혜 정부의 ’외교 버전 2.0은‘ 상당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일본과의 관계개선 없이는 한국이 구상하는 동북아평화협력이 불가하기 때문이며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상시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중국이 북한의 도발에 얼마만큼 강경하게 대처하느냐도 한국이 주도할 수 없는 또 다른 변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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