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폭탄과 운반수단 능력은 2차 북핵위기 당시보다 질적, 양적으로 크게 증가한 상태다.
핵무기를 만드는 재료는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 2가지인데 북한은 둘 다 갖고 있다. 사용후핵연료를 재가공해 플루토늄 수십 kg을 확보했고 영변 5MW(메가와트) 흑연 감속로에서 2005년 꺼낸 사용후핵연료봉 8000개도 보유 중이다. 이를 모두 재처리했다면 플루토늄 양은 더 늘어난다.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6일 서울에서 “북한의 영변 핵시설에서 5MW 원자로의 가동 징후를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2013년 8월 국회에서 영변 5MW 원자로 재가동을 보고했고 연료봉은 통상 2년에 한 번꼴로 부분 교체하기 때문에 곧 북한은 핵연료봉을 꺼내 핵폭탄 제조용 플루토늄을 추가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HEU는 생산하는 기술이 복잡하고 전기도 많이 필요하지만 북한은 2010년 시그프리드 헤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에게 원심분리기 2000개를 보여주며 관련 기술 확보 사실을 과시했다. 영국 군사 전문 기관인 ‘IHS 제인’은 올해 8월 위성사진 분석을 토대로 “북한이 2013년 3월부터 헤커 교수에게 보여준 시설을 2배로 늘려 연간 HEU 생산능력이 80kg까지 늘었다”고 평가했다. HEU 80kg은 핵폭탄 4기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원심분리기는 숨기기 쉬워 영변 외에도 비밀 생산시설이 더 있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운반수단 기술도 향상돼 소형 인공위성을 우주 궤도에 진입시키는 로켓 기술을 확보한 상태다.
북한이 2012년 12월 ‘광명성 3호’ 위성을 궤도에 올린 은하 3호는 700kg 무게의 화물을 싣고 8000km까지 비행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핵미사일과 로켓은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같지만 대기권에 재진입할 때 마찰열에 녹지 않게 보호하는 내열재가 최소한 500kg 이상 필요하다. 따라서 은하 3호나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 열병식에 나온 KN-08 미사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사용되려면 1t 이하로 탄두를 소형화해야 하는데 북한이 아직 그 정도의 기술력은 갖지 못했다는 게 정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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