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국가가 덩치가 크다는 이유로 국제규범을 약화시키고 그로부터 이익을 얻는다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에도 마찬가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에 대해 중국의 국제법 준수를 촉구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박 대통령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앞서 내가 박 대통령에게도 말했듯이(as I communicated to President Park), 오늘 유일하게 지속해서 강조하고자 하는 점은 중국이 국제규범을 준수해야 하며 이에 실패한다면 한국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회담에서 박 대통령에게 중국의 국제법 준수를 압박해 달라고 요청한 데 이어 기자회견에서 이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양자회담에서 제3국 문제는 꺼내지 않는 게 외교 관례다. 특히 기자회견과 같은 공개적 장소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한 건 이례적인 압박으로 해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언급한 중국의 국제법 미 준수 문제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사이버 공격, 인권 침해, 환율 조작 등 미중이 갈등을 빚고 있는 분야로 추정된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한미 동맹에 간극(crack)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는 박 대통령의 9월 중국 전승절 열병식 참석 등에 따른 한국의 ‘중국 경사론’에 대한 미국 내 의구심을 에둘러 표현한 질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관계는 역대 최고이며 한중관계도 강화되기를 바란다”고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우리는 중국의 평화로운 성장을 원한다”며 “바로 옆에 살고 있는 거대한 중국이 국제법을 무시하고 내키는 대로 행동한다면 경제문제든, 안보 이슈든 당신(한국을 지칭)에게도 좋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를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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