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권력 엘리트들을 감시하는 중추 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의 핵심 간부 A 씨가 탈북해 올해 한국에 망명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이 간부는 북한의 내각으로 치면 상급(相級·장관급)에 해당하는 고위 탈북자”라고 말했다.
A 씨는 해외에서 근무하는 주재관이 아니라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평양에서 계속 근무했고 해외에 잠시 나왔다가 한국으로 망명했다고 한다. 국가정보원이 전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공개한 최근 3년간 탈북 엘리트 46명은 주로 북한의 해외 주재관이었다. 이들과 달리 A 씨는 권력 핵심부 인물이다. 국정원이 정보위에서 비공개로 보고한 북한 관련 주요 동향은 A 씨의 증언 등을 토대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안전보위부의 수장은 김정은의 최측근 ‘오른팔’인 김원홍이다. 김원홍은 김정은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김정은의 고모부인 장성택 처형에 관여했다. 4월 말 처형된 현영철 전 인민무력부장도 사석에서 김정은을 비판했다가 보위부 감시망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북한 김정은 체제 유지의 보루인 막강한 국가안전보위부에서도 망명자가 발생한 것은 북한 권부 내부의 허술한 단면을 드러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정원은 정보위 보고에서 “김일성 체제 리더십이 100이라면 김정일은 50∼70, 김정은은 1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정보 당국은 김정일 시대의 ‘실권 없는 엘리트의 탈북’이 김정은 시대의 ‘체제 핵심 엘리트의 탈북’이라는 새로운 양상으로 변화되고 있는 점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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