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 11월호/대부분 ‘현장투표’ 선호 전화조사 공천은 대만뿐
● 美·英, 국민 참여 대세지만 당원 투표도 중시
● 美, 오픈·클로즈드·세미클로즈드 등 방식 다양
● 여론조사 공천 대만, ‘역선택’ 논란 제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결국 ‘오픈프라이머리’를 포기했다. 그 대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새정연) 대표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 또한 청와대와 친박계의 반대에 부딪힌 상황이다. 국민은 혼란스럽다. ‘오픈프라이머리’도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도 생소하기 때문이다.
과거 국회의원을 비롯한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공천권은 정당 지도부가 행사했다. 총재 시절에는 말할 것 없고 대표 체제로 바뀐 이후에도 하향식 공천이 주를 이뤘다. 이 때문에 줄서기와 계파정치가 횡행했고 돈 공천 논란도 끊이질 않았다.
결국 정치개혁 또는 정치쇄신 차원에서 상향식 공천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국민이 공천 과정에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정당들이 경쟁적으로 ‘국민경선제’ 또는 ‘국민공천제’를 도입한 까닭이다.
현재 새누리당의 국회의원 공천에서 국민공천단 대 권리당원의 참여 비율은 50%대 50%이다. 새정연은 국민공천단의 비율이 더 높아서 60%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새누리당과 새정연은 국민참여 비율을 더 높이려는 시도를 해왔다. ‘국민경선제’ 또는 ‘국민공천제’를 ‘완전국민경선제’ 또는 ‘완전국민공천제’로 만들려는 것인데, 새누리당은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하기로 당론을 정하기도 했다. 누구보다 김무성 대표가 이에 앞장섰다. 오픈프라이머리는 당원을 포함한 국민이 참여하는 100% 현장투표로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비롯한 선출직 공직 후보자를 선출하는 방식이다.
새정연도 최근 혁신위원회가 국민공천단 70%, 권리당원 30%로 국민 참여 비율을 상향 조정하는 공천 방안을 제시했다. 새정연 혁신위원회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안심번호를 도입할 경우에는 국민공천단 비율을 100%로 끌어올리는 방안도 함께 제시했다.
국민이 경선 비용 내기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오픈프라이머리와 새정연의 국민공천단 100% 참여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전자는 현장투표인 반면에 후자는 여론조사 방식이다. 전자는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국민 모두 현장투표에 참여할 수 있고, 후자는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국민 가운데 1000명 이내의 표본집단을 추출한 뒤 이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방식이다.
이런 차이점 때문에 김무성 대표와 문재인 대표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합의한 이후에도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새누리당은 현장투표만 아닐 뿐 참여 의사를 밝힌 국민 모두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겠다는 것이고, 새정연은 1000명 이내의 표본집단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라는 표현은 같이 사용하지만 내용은 완전히 다른 제도인 셈이다.
우리 정치권에서 ‘완전국민경선제’ 또는 ‘완전국민공천제’로 부르는 오픈프라이머리는 본래 미국에서 발전했다. 20세기 초반 진보주의 운동의 산물로서 소수의 정당 지도부가 자행하는 불법선거를 개혁하는 차원에서 일반 국민의 공천과정 개입까지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러한 도입 배경을 보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픈프라이머리가 미국에서 발전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모든 주에서 실시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국가답게 프라이머리(예비경선) 제도는 유형도 제각각이다.
앞서 설명했듯 오픈프라이머리(Open Primary, 개방형 예비경선)는 모든 국민이 어떤 정당의 프라이머리에나 참여해서 현장투표를 할 수 있는 제도다. 이에 비해 클로즈드프라이머리(Closed Primary, 폐쇄형 예비경선)는 당원만이 참여해서 현장투표를 할 수 있는 제도다. 클로즈드프라이머리를 실시하는 주는 코네티컷, 델라웨어, 플로리다, 켄터키, 메인, 네브래스카, 네바다, 뉴저지, 뉴멕시코, 뉴욕, 오클라호마, 펜실베이니아, 사우스다코타 등 13개다.
세미클로즈드프라이머리(Semi-closed Primary, 준폐쇄형 예비경선)를 실시하는 주도 적지 않은데, 당원 이외에도 등록을 하거나 지지 정당을 바꾼 비당원 지지자에게 현장투표를 허용하는 제도다. 세미클로즈드프라이머리를 실시하는 주도 13개다. 알래스카, 애리조나, 콜로라도, 아이오와, 캔자스, 매사추세츠, 뉴햄프셔, 노스캐롤라이나, 오리건, 로드아일랜드, 유타, 웨스트버지니아, 와이오밍 주가 여기에 해당한다.
오픈프라이머리는 이처럼 미국 내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공천 방식이긴 하다. 오픈프라이머리라고 하더라도 각 정당은 투표에 참여하는 국민에게 자기 정당의 정강정책에 대한 지지를 표하도록 요구한다. 역선택을 방지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셈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자발적 참여를 전제로 하는 만큼 경선 비용 일부도 지불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국민이 스스로 비용을 내고 참가해서 자신이 당선되기를 희망하는 후보자를 지지하는 제도인 것이다.
유럽의 오픈프라이머리
미국과 달리 유럽 각국은 오픈프라이머리를 비롯한 프라이머리 실시 여부를 전적으로 정당의 선택에 맡긴다. 의원내각제 국가가 많고 비례대표의 비율이 높은 데다 결선투표 제도가 일반적이라는 상황도 오픈프라이머리의 활성화를 막는 구조적 변수다.
정당 차원에서 도입한 경우에도 당원만 참여하는 클로즈드프라이머리가 대부분인데, 이를 실시했거나 실시하고 있는 정당은 9개다. 벨기에 사회당, 키프로스 사회민주당, 덴마크 사회당, 프랑스 사회당(2011년까지), 아일랜드 노동당, 네덜란드 노동당, 포르투갈 사회당, 영국 노동당 등이다. 유럽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하는 정당은 현재 영국 보수당, 프랑스 사회당, 이탈리아 민주당, 그리스 범그리스사회주의운동당 4개 정당뿐이다. 유럽에서는 주로 진보 성향의 정당들이 프라이머리에 적극적인 편이다.
이탈리아에서는 2005년 10월에 민주당이 최초로 총리 후보자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했다. 프랑스에서는 2011년에 사회당이 2012년 대통령선거 후보자를 오픈프라이머리를 통해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프랑스에 맞지 않는 제도라는 논란이 없지 않았는데, 사회당은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하기 위해 정당 차원에서 모든 선거 절차에 대한 책임을 지기로 하고 전국에 1만 개의 투표소를 세웠다. 이 오픈프라이머리에 300만 명 이상이 참여하면서 이른바 ‘흥행’에 성공했고, 그렇게 해서 선출된 사람이 바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다.
영국에서는 보수당이 2010년 총선거 후보자 선출과 관련해 2009년에 처음으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했다. 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주의를 극복하고 당원 기반도 확대하는 일련의 시민참여 정당으로 전환을 꾀하려는 차원에서다. 토튼은 영국에서 보수당이 최초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한 선거구로 2009년 8월 오픈프라이머리 당시 25%의 참가율을 보였다.
토튼 오픈프라이머리의 성공에 힘입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오픈프라이머리 확대 실시를 발표했고, 2009년 12월에는 고스포트 선거구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추가로 실시했다. 이후 2014년에는 클랙톤 선거구 보궐선거, 그리고 로체스터-스트루드 선거구 보궐선거 때도 보수당이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했다. 로체스터-스트루드 오픈프라이머리 당시에는 최초로 우편투표를 실시하기도 했다. 영국 보수당 성공 사례
이후 2015년 총선거와 관련해서는 13곳 정도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함으로써 확산 추이를 보이고 있다. 보수당은 지난 10월 2일 내년 5월에 치러질 런던시장 선거 후보자를 오픈프라이머리로 선출하기도 했다. 이 오픈프라이머리에서 잭 골드스미스 의원은 전체 9227명이 참여한 가운데 6514표(70.6%)를 득표해 다른 3명의 후보자를 물리쳤다. 런던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유권자라면 누구나 1파운드를 내고 투표할 수 있는 방식이었다. 영국에서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유권자가 스스로 소액의 비용을 지불하고 참여하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영국 보수당은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효과를 봤을까. 그렇다고 봐야 할 것 같다. 2010년 총선거에서 보수당은 36.4%의 득표율로 하원 650석 중 47.1%에 해당하는 306석을 얻어 다수당이 되면서 집권에 성공했다. 2015년 총선거에서는 36.8%의 득표율로 전체 의석 중 50.8%인 330석을 확보해 재집권에 성공했다.
2015년 총선거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한 13곳 가운데 보수당이 본래 의석을 갖고 있던 선거구는 9곳이었다. 그런데 의석이 없던 4곳 중 3곳에서 보수당 후보자를 당선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것이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한 결과였다고 잘라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연이은 성공 체험에 힘입어 캐머런 총리와 영국 보수당은 향후 오픈프라이머리 실시 지역을 확대할 것이 명백하다.
영국 노동당 내에서도 오픈프라이머리 도입론이 힘을 얻고 있는데,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째, 투표율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영국 역시 투표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1992년경까지 72%를 상회하던 투표율은 2005년에 61.4%로 떨어졌다. 둘째, 당원 감소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이다. 노동당의 경우 1950년대에는 당원이 100만 명 선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속적 하락세를 보인 끝에 2007년에는 17만7000여 명 선까지 떨어졌다. 물론 보수당도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긴 하다. 셋째, 지역 대표성이 높은 후보자를 선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물론 본선에서 당선될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
의회민주주의의 원조인 동시에 의원내각제의 원조인 영국이 대통령제의 원조인 미국에서 실시해온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한 다른 유럽 국가도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국 보수당이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에 앞장서고 있어 향후 다른 유럽 국가의 우파 정당에서도 오픈프라이머리 도입론이 힘을 얻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오픈프라이머리는 유럽 내에서 진보 정당으로부터 시작해서 보수 정당으로 세를 확산 중이다. ‘공정성’ ‘역선택’ 논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아마 미국이나 유럽의 진보 정당들 사례보다는 영국 보수당의 성공 사례에 더 고무됐을 것이다. 영국 보수당처럼 노동당, 즉 진보 정당보다 더 적극적이고 선제적으로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해 바람을 불러일으킨다면, 보수세력의 장기 집권도 가능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청와대와 친박계의 견제를 받고 외부적으로는 야당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좌초 위기에 맞닥뜨린 듯하다.
앞서 살펴봤듯이 영국 보수당은 지난해 로체스터-스트루드 오픈프라이머리에서 처음으로 우편투표를 도입했다. 현장투표가 아닌 우편투표가 얼마나 확산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하지만 일종의 부재자투표나 다름없기 때문에 편의성 도모 차원에서 확산될 여지는 있다. 그렇다고 최근 우리 여야 대표가 합의했듯이 100% 여론조사 방식으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하자는 주장이 나오진 않는다.
100% 여론조사 방식의 오픈프라이머리를 오픈프라이머리라고 할 수 있을지는 사실 논란의 여지가 있다. 오픈프라이머리의 원조 격인 미국에서도, 또한 최근 확산세를 보이는 영국에서도 100% 여론조사로 실시하자는 주장이 제기된 바는 없다.
100% 여론조사 방식의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하는 국가나 정당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세계 최초로 100% 여론조사 방식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한 정당은 대만 민진당이다. 민진당의 100% 여론조사 방식 오픈프라이머리는 5개 여론조사 업체가 각기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를 합산하는 방법으로 이뤄진다. 이에 비해 국민당은 여론조사 70%와 오픈프라이머리 투표 30%를 결합한 후보 선출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최근 새정연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국민공천단 70%, 권리당원 30% 방식이 이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여야 대표가 100% 여론조사 방식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합의한 이후 청와대는 5대 불가론을 제기했다. ①역선택을 차단할 수 없다 ②낮은 응답률에 따른 조직선거 가능성이 높다 ③고비용에 따른 세금공천 가능성이 높다 ④현장투표와 근본적으로 다르다 ⑤내부 논의 절차를 무시했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⑤를 제외한 나머지가 제도 자체에 관한 내용인데, 이 중 가장 본질적인 것은 역시 ④, 즉 현장투표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점이다. 대만 민진당의 실패
앞서 지적했듯이 미국의 오픈프라이머리는 100% 현장투표다. 영국도 다르지 않다. 다만 영국 보수당이 1곳에서 우편투표를 실시한 적은 있다. 현장투표건 우편투표건 투표에 참가하는 유권자는 자발적으로 참가비를 내고 등록한 사람들이다. 아울러 해당 정당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한 사람이기도 하다.
여론조사 방식으로 할 경우에는 이와 달리 무작위 표본추출을 전제로 한다. 비용 문제 때문에 표본집단을 과하게 설정할 수도 없다. 결국 현장투표나 우편투표만큼 많은 이가 참가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비록 역선택을 하지는 않는다고 해도 해당 정당에 대한 지지 의사가 확실하지 않은 이들의 의견이 반영될 가능성도 높다.
청와대가 제기한 우려는 실제로 대만 민진당 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여론조사의 공정성과 역선택 논란이다. 대만 민진당의 여론조사는 상대 정당 유력 후보자 대비 선호도를 조사하는 방식이다. 국민당의 유력 후보자가 K라고 전제할 때, K와 민진당 후보자 A 중 누구를 더 지지하는가, K와 민진당 후보자 B 중 누구를 더 지지하는가, K와 민진당 후보자 C 중 누구를 더 지지하는가를 각기 물어본 결과를 취합해서 A, B, C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을 획득한 후보자를 선출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A 후보자 지지자들이 사전에 담합해서 조직적으로 B와 C 후보에게 불리한 답변을 하는 경우다. 2012년 민진당 총통 후보자 경선 과정에서 실제로 이런 의혹이 일어 2위를 한 후보자가 문제 제기를 한 바 있다.
당시 국민당 지지자들이 민진당 여론조사에 참여해 약체 후보자에 대한 지지를 표시하는 역선택 우려도 제기된 바 있다. 이렇게 선출된 차이잉원(蔡英文) 후보자는 결국 본선에서 국민당 마잉주(馬永九) 현 총통에게 패했다. 차이잉원 후보자는 2015년 오픈프라이머리에서도 승리해 2016년 총통 선거에 재출마할 예정이다.
새정연은 대만 민진당의 사례에 자극받은 바 클 것이다. 대만에서도 하는데 IT 선진국인 대한민국이 못할 게 없다는 생각도 했을 것이다. 물론 SNS 활동이 활발한 친노계 지지세력의 성향도 고려했을 것이다. 새정연이 꿈꾸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실시간 직접투표는 직접민주주의의 이상에 다가서는 길임이 분명하다. 다만 대리투표는 물론, 기술적 조작 가능성까지 높다는 구조적 문제를 극복해야만 한다. 시기상조란 뜻이다. 비용은 정당이 지불해야
김무성 대표와 문재인 대표가 합의한 바에 따라 우리가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도입한다면, 대만 민진당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100% 여론조사 방식의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한 국가로 기록될 것이다. 첨단으로 가는 길이긴 하지만 부담이 많이 따르는 것 또한 사실이다. 선진이라고만 자랑하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어 논란이 여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2016년 대만 총통 선거에서 민진당 차이잉원 후보자가 당선된다면 물론 분위기가 바뀔 여지가 없진 않다.
안 그래도 도입에 부담이 따르는 오픈프라이머리인데 굳이 첨단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한지도 한번 따져볼 일이다. 그런 점에서 영국 보수당처럼 상대적으로 검증이 더 이뤄진 현장투표 방식의 오픈프라이머리부터 점진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같은 맥락에서 김무성 대표 역시 애초에 주장하던 미국식 오픈프라이머리를 고수하는 편이 옳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지적해야 할 점은 그 어떤 국가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라는 국가기관이 개입해서 국가 예산으로 오픈프라이머리를 실시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국가 제도로 확립된 미국에서조차 비용은 정당의 몫이다. 국가 제도로 자리 잡지 못한 상태에서 정당 차원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치르는 유럽 국가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서는 지금 오픈프라이머리도 국가 예산으로 치르려 한다. 그것도 국민적 공감대 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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