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자 배출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20, 30대 젊은 과학자 1000명을 뽑아 10년간 8000억 원을 연구비로 지원하는 ‘넥스트 디케이드-100(Next-decade-100)’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염한웅 기초과학연구원(IBS) 단장(포스텍 물리학과 교수)은 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27차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기초과학 발전방안’을 보고했다.
이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2025년까지 30대 안팎의 과학자를 해마다 100명씩 선발해 1인당 평균 8억 원을 5년에 걸쳐 지원한다. 선발된 과학자는 연구 주제별로 1년 차 연구실 구축비로 2억∼5억 원을 받고 2년 차 이후 1억∼2억 원 등 5년간 연구비를 안정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 ▼ “노벨상 수상자 20,30대에 성과… 우린 자리잡기 바빠” ▼
年100명씩 선발 5년간 8억씩 지원
朴대통령 “기초연구-소재기술 언제 어디서 대박 터질지 몰라”
염 단장은 “미국 하버드대나 중국 칭화대는 갓 부임한 젊은 부교수에게 연구 지원금으로 15억∼20억 원을 지원하는 반면 국내 대학은 많아야 2억 원 정도여서 경쟁이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방안의 배경에는 일본이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과 물리학상을 잇달아 수상하면서 국내 기초과학 연구개발(R&D) 전략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과학계의 지적이 작용했다. 특히 ‘넥스트 디케이드-100’은 노벨 과학상을 수상한 연구가 20, 30대 젊은 나이에 이룬 성과가 대부분인 데 반해 국내에서는 이 시기 열악한 연구비 지원 시스템 등으로 자리 잡기에 바빠 본격적인 연구는 40대에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에서 나왔다.
보고를 받은 박 대통령은 “젊은 연구자들이 연구를 하고자 하는데 연구 정착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창의력이 왕성한 신진 과학자들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창의적 기초연구를 강화하기 위해 연구자들이 먼저 아이디어를 내 평가와 선정절차를 밟는 ‘상향식(bottom-up)’ 방식의 기초연구 예산의 비중 또한 2015년 21.7%에서 2017년 30%로 늘어난다. 연구자 평가방법을 다양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향도 제시됐다. 연구자의 과거 과제 및 성과실적 등을 종합 반영하는 새로운 평가체계와 함께 상위 10% 학술지 편집자 등이 참여하는 해외평가, 집단 토론평가, 1시간 이상의 집중평가 등이 제안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나노과학기술, 생물의료공학, 고체물리 분야, 환경공학 등 국내 연구자가 수월성을 가지는 분야는 해외 석학과의 연계 연구를 적극 지원해 연구자 수준을 높이고, 유행에 따르는 연구 대신 평생 한 분야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돕는 ‘한 우물 파기 연구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확정됐다. 분야별 학회 등을 통해 세부분야를 정하고 장기적·소규모 연구에 대해서도 5∼10년간 3000만∼5000만 원을 꾸준히 지원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언제 어디서 대박이 터질지 모르는 기초연구와 소재기술 분야의 특성을 감안해 정부는 꾸준히 한 분야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연구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정부는 또 기초연구 패러다임을 선진국 추격형에서 세계 선도형으로 전환하고 2025년까지 세계 톱클래스 연구자 1000명, 기초연구를 통한 세계 1등 기술 10개 창출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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