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 출마를 놓고 신경전을 벌여온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박진 전 한나라당 의원간 후보 단일화 시도가 일단 결렬됐다. ‘정치 1번지’인 종로의 공천을 둘러싼 두 사람의 혈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종로 출마 여부를 놓고 수차례 의견을 조율해온 박 전 의원과 오 시장은 3일 시내 모처에서 만나 담판을 벌였지만 출마의지만 재확인한 채 헤어졌다고 한다. 커피전문점에서 만난 두 사람의 이날 대화는 냉랭한 분위기에서 10여 분만에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의원은 음료를 마시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오 전 시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전 의원에게 ‘종로에서 앞으로 자주 만날 텐데 경선과정에서 감정 상할 일 없도록 신사적으로 페어플레이하자’는 얘기를 드렸다”며 “웃으며 만나 웃으며 헤어졌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은 조만간 종로구 혜화동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반면 박 전 의원은 오 전 시장에게 “무상급식 주민투표 당시 시장직을 걸고 무리한 정치도박을 한 것에 대해 일언반구의 사과도 없이 들어오면 되겠냐”고 비판했다고 한다. 박 전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인간적 신뢰와 도의가 중요한데, 정 나오겠다면 끝까지 상대해주겠다’고 말했다”며 “이 문제로 더 이상 만남은 없다. 루비콘 강을 건넜다”고 전했다.
16대부터 종로에서만 3선을 한 박 전 의원과 시장 직에서 물러난 뒤 정치적 재기를 꿈꾸는 오 전 시장의 경선 레이스는 박 전 의원이 출판기념회를 열고 사실상 총선출마선언을 하는 12일부터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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