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시한 못지킨 선거구 협상… 여야 대표 “네탓” 공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4일 03시 00분


김무성 “野대표가 초선이라 경험 없어서…”
문재인 “與대표가 권한-재량권이 없어서…”

여야는 13일 전날 선거구 획정안 협상 결렬을 두고 남 탓만 했다. 이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는 주요당직자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 “야당 대표가 초선이라서…”라고 책임을 돌렸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오른쪽)도 기자들과 만나 “여당 대표가 협상
 주체로 나섰는데도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여야는 13일 전날 선거구 획정안 협상 결렬을 두고 남 탓만 했다. 이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는 주요당직자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 “야당 대표가 초선이라서…”라고 책임을 돌렸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오른쪽)도 기자들과 만나 “여당 대표가 협상 주체로 나섰는데도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야당 대표가 정치 경험이 없어서 협상하기 어렵다. 초선이 야당 대표라서….”(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여당 대표가 협상 주체로 나섰는데도 권한과 재량이 없고 제동을 당하는 것 같았다.”(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여야는 13일 전날 선거구 획정 협상 결렬의 책임을 상대방에게만 떠넘겼다. 이날은 선거구 획정 법정 시한이었지만 서로 남 탓만 하는 공방을 벌인 것이다.

새누리당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교과서 국정화를 통해 비노(비노무현)계 탈당을 막은 친노(친노무현) 세력이 선거구 획정을 무산시키면서 또다시 비노계의 정치 행동을 제약하려 한다”며 “야당이 친노 프레임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선거구 문제는 하루 만에 해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회 정치개혁특위 새정치연합 간사인 김태년 의원은 “야당에 대한 졸렬한 이간질이자 기본적인 정치 도의를 망각한 거짓 선동”이라고 맞받았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협상 결렬은 청와대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 양당 대표 협상에 또다시 개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여야 협상이 벽에 부닥치면서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는 다음 달 15일까지도 선거구 협상 타결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정치 신인들은 국회가 선거구 획정안 처리 기일을 지키지 못하고 직무유기를 했다며 16일 국회를 상대로 부작위 위법 확인 소송을 내기로 했다.

이날 농어촌 지역구 의원들은 선거구 획정 협상을 무산시킨 여야를 싸잡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강원 홍천-횡성)은 “소, 돼지, 닭의 똥이라도 던지고 싶은 심정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의원은 여야 의원 26명으로 구성된 ‘농어촌 지방 주권 지키기 의원 모임’의 새누리당 간사다. 그는 “농어촌 의석이 미끼상품화되면서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을 끼워 파는 행태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임 소속 의원들은 이날 성명서에서 농어촌 지방 특별선거구 도입을 요구했다.

고성호 sungho@donga.com·한상준 기자
#김무성#문재인#선거구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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