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판사 승진을 앞둔 대법원 판사가 여성 판사들이 있는 내부 회식 자리에서 성차별적인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져 여성 판사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A 씨는 10일 경기 고양시 일산 사법연수원에서 신임 부장판사 연수를 마치고 열린 만찬에서 “부장판사로 승진했을 때 여성 배석판사가 오면,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의 성추행을 해 남자판사로 배석을 바꾸고 밤새 일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부장판사는 통상 두 명의 배석판사와 함께 재판을 진행한다. A 판사는 직장 후배들을 힘들게 하는 상사를 뜻하는 은어인 ‘벙커’(모래밭을 뜻하는 골프 용어)가 될 가능성이 높은 부장판사를 뽑는 투표가 장난삼아 진행될 때 농담조로 이런 발언을 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은 회식 자리에 있었던 여성 판사가 이틀 뒤인 12일 여성 판사 인터넷 커뮤니티에 익명으로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글을 본 여성 판사들은 A 판사의 발언이 술자리 흥미를 돋우기 위한 취지였다고 해도 성희롱과 성차별의 여지가 있다며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A 판사는 논란이 불거지자 여성 판사들에게 이메일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대법원은 A 판사의 발언 내용과 구체적인 경위 등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그에 합당한 조치를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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