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쪽지 국회의원’ 불공정 게임” 與 반발…국회 예결소위 파행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8일 16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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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쪽지 국회의원’을 계속 하겠다는 건가? 편법으로 규정지으면 되겠네.”(새누리당 김성태 의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예산안-경제활성화법안 연계) 메시지를 받고 온 건가?”(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

1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산하 예산안조정소위. 회의가 시작됐지만 여야 의원들간에는 고성만 오갔다. 예산소위가 가까스로 정상화된 뒤 야당은 지속적으로 위원을 한명씩 교체하고 있고 사흘째인 이날도 박범계 의원을 빼고 배재정 의원을 투입하자 여당이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회의시작 20분 만에 회의는 파행됐다.

이날 예산소위는 사·보임 문제를 두고 여야 간사 협의가 진행되느라 예정 시간보다 1시간 늦게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예산안 심사는 뒤로 한 채 한치의 양보도 없는 공방이 벌어졌다.

새누리당 박명재 의원은 “매일 (선수를) 바꾸는 건 불공정 게임”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새정치연합 최원식 의원이 “지역 대표성을 유지하는 것을 비난해선 안된다”고 맞붙으면서 설전이 오갔다.

여당 간사인 김 의원은 “쪽지 예산에 대한 국민적 공분도 모자라 쪽지 국회의원이라는 헌정 사상 초유의 사·보임 행위가 벌어지는데도 김재경 위원장이 이 상태로 회의를 계속 진행하면 불공정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당 간사인 안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까지 언급하며 “박 대통령이 ‘치사한 정치’를 탓해야지, ‘배반의 정치’를 탓하면 안된다”고 맞섰다. 여당이 먼저 언론에 사·보임 방안을 언급했기 때문에 야당이 따라했을 뿐이라는 궁색한 변명이었다.

여야 간사간 고성으로 심사가 어려워지자 김 위원장은 “(여야 간사끼리) 다른 곳에 가서 얘기하라”며 소위를 정회시켰다. 결국 여당이 야당의 소위 위원 사·보임이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은 3시간 여 뒤에야 소위는 겨우 재개될 수 있었다.

앞서 새정치연합은 예산소위 위원수를 여야 한 명씩 늘리기로 한 합의가 무산되자 연일 소위 위원을 사·보임하는 방식을 택해 ‘꼼수 증원’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차길호 기자 ki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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