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왼쪽)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문재인·박원순, 고단한 미생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만나 ‘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부’ 제안에 의기투합했다. 문 대표와 박 시장이 손잡고 안철수 의원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당내에선 3자 공동지도부 구성이 ‘비주류 쳐내기’의 신호탄 아니냐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박 시장의 합류가 선거 개입 시비를 촉발할 것으로 보고 쟁점화할 태세다.
○ 박 시장, ‘선거법 위반’ 논란
전날 ‘광주 메시지’를 던진 문 대표는 19일 서울시청에서 곧바로 박 시장을 만났다. 청년들과의 간담회 자리였지만 사실상 ‘문-안-박 공동지도부’ 제안을 굳히기 위한 후속 행보였다. 두 사람은 40분간 별도로 만나 당 혁신과 통합 필요성에 공감하는 3개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특히 “안 의원의 혁신방안 실천이 중요하다”고 못 박았다. 박 시장은 이날 “현직 시장임을 감안해 협력 방안을 모색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박 시장을 정조준했다. 3자 공동지도부 참여 자체가 정치적 중립 훼손으로 비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노근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3자 연대 제안은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거여서 선거 과정 전반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자치단체장은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다.
문 대표 측은 크게 개의치 않는 태도다. 문 대표는 전날 “박 시장은 지자체장으로 (선거법상) 앞으로 공동선대위에는 참여하기 어렵지만 (당) 지도체제에 들어오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했다. 당 관계자도 “2·8 전당대회 당시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이 최고위원 선거에 도전했지만 선거법에 위반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 장고에 들어간 안철수, 비주류는 강력 반발
공은 안 의원에게 넘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시장이 현직 시장으로 정치적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3자 연대의 핵심은 문 대표와 안 의원이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오영식 최고위원 등 의원들과 자문 교수 그룹 등의 의견을 듣고 있다. 주변 의견은 제안 수용부터 탈당 불사라는 강경론까지 다양하다고 한다. 안 의원 측은 “다음 주초에 ‘특단의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친노(친노무현)-비노(비노무현) 진영은 광주 메시지를 놓고 충돌했다. 문희상 김성곤 최재성 노영민 등 3선 이상 친노 성향 의원 18명은 이날 성명을 내고 “문-안-박 체제 제안을 원칙적으로 환영한다”며 문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비노 성향의 이종걸 원내대표는 문 대표를 향해 “정치적 협상의 룰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주승용 최고위원도 페이스북에서 “(문 대표의 현실인식은) 호남 민심에 대한 모독이며 호남 민심을 기득권으로 왜곡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