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이 ‘걸음마보다 헤엄을 먼저 배웠다’는 고향 경남 거제시 장목면 외포리 대계(大鷄)마을에는 22일 오후 그의 서거를 애도하듯 이슬비가 한두 방울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김 전 대통령 생가 옆 ‘김영삼 대통령 기록전시관’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권민호 거제시장과 이 지역 출신 김한표 새누리당 의원이 ‘상주’ 역할을 하며 조문객을 맞았다.
이날 김 전 대통령 생가와 기록전시관에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거제시 고현동에서 부인, 두 아들과 함께 빈소를 찾은 김원영 씨(45·삼성중공업)는 “민주화 과정에서 많은 곡절을 겪은 훌륭한 분이 갑자기 떠나 애통함을 금할 길 없다”며 “교육 차원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고 말했다. 기록전시관 홍정애 과장은 “평소 주말에는 2000명 정도가 찾는데 오늘은 좀 더 많은 분들이 다녀갔다”고 전했다.
23년 전인 1992년 12월 19일 김 전 대통령이 14대 대선에서 당선됐을 당시 ‘큰 닭 섬(대계)에 큰 인물이 났다’며 기뻐했던 고향마을 주민들도 슬픔에 잠겼다. 대계마을 인근인 시방리에서 시집을 와 평생을 대계마을 김 전 대통령 이웃에서 산 김양연 할머니(80)는 “새댁일 때는 김 전 대통령 집에서 우물물을 길어다 밥을 짓곤 했다”며 “가족을 잃은 것처럼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생가와 선산을 관리해 온 6촌 동생 김양수 씨(63)는 이날 오전 5시경 배를 타고 고기잡이를 나갔다가 오후 3시 반경 분향소를 찾았다. 김 씨는 “갑자기 돌아가셔서 깜짝 놀랐다”며 “천국에 가서 영면하길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경남고 3회)의 모교인 부산 경남고 동문들도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황유명 경남고 총동문회 사무총장(29회)은 “부산 지역을 포함해 동문 150여 명이 23일 오후 서울 분향소에서 합동 조문을 할 예정”이라며 “총동창회 차원에서 모교에 김 전 대통령의 흉상을 건립하는 등 추모기념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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