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美대통령 만난뒤 ‘꽉 눌러줬다’며 자랑”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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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前대통령 서거]빈소 찾은 이회창, 생전 발언 회고

‘음수사원(飮水思源·물을 마실 때 근원을 생각하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23일 김영삼(YS) 전 대통령 빈소를 찾아 방명록에 이 사자성어를 적었다. 이 전 총재는 “민주주의가 지금 우리나라에 생활화돼 마치 공기처럼 어디서 왔는지 생각을 안 한다”며 “YS가 민주화의 중요한 주역 중 한 명이었음을 생각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음수사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정수장학회에 내린 휘호이기도 하다.

또 이 전 총재는 “YS가 대통령 할 때 미국 대통령 만나고 오면 ‘꽉 눌러줬다’며 기 싸움 한 얘기를 자랑스럽게 말하곤 했다”고 소개했다. YS는 이 전 총재를 정치적으로 입문시켰지만 두 사람은 1997년 대선을 앞두고 정면충돌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도 이날 YS의 부인인 손명순 여사를 만나 위로했다. 이 여사와 함께 온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YS는 우리 사회 민주화와 투명화를 위해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은 “앞으로 (많은 정치인이) YS를 따라 정치 발전을 이끌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 씨가 빈소를 방문해 “민주화의 투사로서 아버님께서도 항상 존경해 온 분이어서 삼가 조의를 표하러 왔다”고 말했다.

재계 인사들의 추모 발길도 이어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잇따라 빈소를 찾았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YS가 대통령 재직 시 실시한 금융실명제가 우리 경제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도 아침 일찍 빈소를 조용히 방문해 방명록에 “미국을 대신해 심심한 조의를 표한다”고 적었다. 이날 YS의 입관식을 지켜본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평온한 얼굴이었다. YS답게 구김살 없이 훤하니 좋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차길호 kilo@donga.com·길진균 기자
#김영삼#美대통령#이회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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