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兆 체코 원전건설 참여 길 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3일 03시 00분


韓-체코 정상회담서 협력 MOU
EU시장 진출 위한 발판 기대… 수궁가-체코 인형극 합동공연도

체코 대통령의 꽃다발 선물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현지 시간) 체코 프라하 대통령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에게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 프라하=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체코 대통령의 꽃다발 선물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현지 시간) 체코 프라하 대통령궁에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에게서 꽃다발을 받고 있다. 프라하=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2일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과 한-체코 정상회담을 갖고 10조 원 이상 규모의 체코 원전 수주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프라하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은 원전과 관련한 각자의 강점을 추진하고 협력 확대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며 “잘 협력한다면 제3국 공동 진출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제만 대통령은 “체코 원전 분야에 있어서 한국 측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안종범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정상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2건의 한-체코 원전 협력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10조 원 이상의 원전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며 “체코 원전시장은 유럽연합(EU)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체코는 2기의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2019년 공개입찰 방식으로 공급자를 정할 예정인데 미국 일본 러시아 프랑스 중국 등이 경쟁국이다.

두 정상은 또 올 2월 정상회담에서 체결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구체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액션플랜(행동계획)’을 채택했다. 경제 분야에서 원전을 비롯해 정보통신기술(ICT), 기술협력 등 고부가가치 신산업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북한과 북핵 문제에 대한 공조 강화도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체코가 성공적인 체제 전환 경험이 있는 만큼 북한과의 외교채널을 통해 건설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제만 대통령은 “의도적으로 남한이라는 말을 안 쓰고 한국 대통령이라는 말만을 쓴다”며 “한반도 평화통일의 꿈이 꼭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체코는 북한과 1948년 외교 관계를 수립했고, 체코에 북한대사관이 있다.

문화 교류도 강화했다. 박 대통령은 체코 국립인형극장에서 열린 한-체코 인형극 컬래버레이션 공연을 관람했다. 한국 전통문화를 알린다는 차원에서 수궁가를 체코의 전통 인형극과 함께 선보인 것. 공연을 맡은 ‘극단퍼즐’은 서울 홍익대 인근에서 체코 인형극을 공연하는 단체로, 8월 창조경제혁신센터 페스티벌에서도 인형극을 선보였고 문화창조융합벨트의 지원도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4일 체코를 떠나기 직전 케이팝 콘서트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한국인들이 체코를 친숙하게 여기는 이유는 체코와 체코 국민이 갖고 있는 문화적 감성과 내면의 강인함에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대통령의 체코 방문은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방문 이후 20년 만이다.

프라하=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체코#원전#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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