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남 신임 검찰총장(56·사법연수원 16기)은 2일 “체제 전복 세력이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하겠다”며 강력한 법질서 확립 의지를 밝혔다.
김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최근 폭력 시위가 용인할 수 있는 한도를 넘어섰다”며 시종 비장한 표정으로 취임사를 읽어 내려갔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법질서를 훼손하는 각종 범죄에 엄정하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법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불식시킬 수 있다”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가 국가 존립과 발전의 근간임을 명심하고 헌법 가치를 부정하는 세력에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항상 강한 나라도 없고, 항상 약한 나라도 없다, 법을 받듦이 강하면 강한 나라가 되고, 법을 받듦이 약하면 약한 나라가 된다’는 중국 춘추전국시대 사상가 한비자의 격언을 인용했다.
이어 김 총장은 “불법과 폭력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이라며 “시위 현장에서 폭력을 휘두른 사람뿐 아니라 이를 선동하고 비호하는 세력까지도 철저히 수사해 불법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법 집행에는 어떠한 성역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조계사에 은신 중인 한상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집행 의지도 내비쳤다. 검찰은 불법 폭력시위 사범에 대한 구형 기준을 높이고, 폭력 시위단체가 사용한 쇠파이프 등을 적극적으로 압수수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김 총장은 또 공정하고 일관된 법 집행을 당부하며 ‘법은 신분이 귀한 사람에게 아부하지 않는다’는 뜻의 ‘법불아귀(法不阿貴)’라는 표현도 인용했다. 김 총장은 최근 대검 참모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공정한 인사를 강조하면서 ‘측근을 만들지 말라’ ‘세평만 듣고 기용하지 말라’는 한비자의 격언을 언급했다고 한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 불법 폭력시위 수사본부는 이날 충남 서산 플랜트노조 충남지부와 산하 사무소 2곳, 전남 광양 플랜트노조 전남동부·경남서부지부 사무실 1곳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이들은 지난달 14일 서울 도심 폭력시위 당시 쇠파이프 등 불법 시위용품을 준비하고 경찰관에게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14일 서울 도심 폭력시위와 관련해 2일 현재 구속 7명, 출석요구 365명 등 총 455명을 수사 중이다.
경찰은 5일로 예고된 제2차 투쟁대회 당일 지방에서 서울로 상경하는 시위 참가자의 불법폭력 시위용품 반입을 막겠다고 밝혔다. 집회 당일 새벽 해당 지역 경찰은 시위 참가자가 탄 전세버스를 점검하고 쇠파이프, 죽봉, 철제사다리, 새총 등 불법 폭력시위에 사용될 위험이 있는 물건을 확인할 예정이다. 참가자가 경찰에 물건을 맡기면 상경을 막지는 않는다. 다만 화염병 등 소지 자체가 불법인 물품은 현장에서 압수하고 현행범으로 체포한다. 경찰은 5일 전국 600∼700곳에서 상경 버스가 출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14일엔 전국에서 죽봉 18자루, 곡괭이 2자루, 소주 등 주류 87박스 등이 임시 보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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