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4개국 정상과 연쇄회의… ‘韓-V4 고위급회의’ 설립 추진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공조도 강화
‘비세그라드 그룹’ 정상과 한자리에
박근혜 대통령이 3일 오후(현지 시간) 체코 프라하 체르닌 궁에서 열린 한-비세그라드(V4) 정상회의에 참석해 정상들과 환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 박 대통령, 보후슬라프 소보트카 체코 총리, 베아타 시드워 폴란드 총리,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 V4는 중유럽 4개국의 지역 협의체다. 프라하=변영욱 기자 cut@donga.com
50조 원 규모의 중유럽 인프라 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
체코를 공식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3일 프라하에서 비세그라드 그룹(V4)과 정상회의를 갖고 중유럽 인프라 협력을 위한 ‘한-V4 인프라 고위급 회의’ 설립을 검토하는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V4는 체코,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의 지역 협력체. 한국과 V4의 정상회의는 이번이 처음이다.
안종범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중유럽 4개국이 유럽연합(EU) 펀드를 활용해 지하철, 지능형 교통시스템(ITS), 에너지 등 대형 인프라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50조 원 규모의 중유럽 4개국 인프라 시장 참여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안 수석은 “한국이 유럽 국가그룹과 다자 정상 협의체를 출범하기로 한 것은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U 펀드는 회원국 간 불균형 해소 등을 위해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운영하는 430조 원의 기금으로 이 중 40%가 V4에 집중 배정됐다.
V4와 창조경제 파트너십도 강화하기로 했다. 중유럽의 강점인 기초과학과 우리의 응용과학 결합을 위한 ‘한-V4 간 다자 공동연구 프로그램 신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헝가리 공동연구를 통해 지난해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을 반도체 소자로 상용화하는 기술을 개발해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되기도 했다. 중유럽 4개국의 과학기술 분야 노벨상 수상자는 현재까지 모두 21명(헝가리 11명, 폴란드 7명, 체코 3명)이다.
양측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우리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위한 공조 강화에도 합의했다. 중유럽이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관문이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이어 박 대통령은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와 연쇄 양자 정상회담을 갖고 7조8580억 원 규모의 우리 기업 수주활동을 지원했다. 우리 기업의 관심 사업은 △부다페스트 지하철 3호선 보수(헝가리·2조8000억 원) △바르샤바 교통요금 징수 시스템 구축(폴란드·580억 원) △신규 원전 1기 건설(슬로바키아·5조 원) 등이다.
이번 체코 방문을 계기로 개최된 일대일 상담회에서 우리 기업들은 24건 560억 원의 실질적 성과도 냈다.
박 대통령은 V4 정상회의와 연쇄 양자회담에서 V4가 모두 사회주의에서 민주주의로 성공적인 체제 전환을 이룬 국가들인 만큼 북한의 개방·개혁과 북핵 문제 해결에 건설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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