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총선에서 서울 서초갑에 도전하는 조윤선 전 정무수석은 ‘포스트 박근혜’라는 평가를 받는다. 조 전 수석은 3일 채널A 시사토크프로그램인 ‘쾌도난마’에 출연해 “진심이 통하고, 창의력이 꽃피는 정치를 통해 대한민국을 존경받는 나라로 만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멘토가 있었기 때문에 많은 국정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며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담대함, 진심에 대한 믿음, 언행을 무겁게 하는 박 대통령의 장점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조 전수석은 친박 인사들에 대한 ‘험지 기피’ 논란에 대해서도 “정치가 국민에게 감동 주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말이 나오는 것 같다”며 “서초를 가장 잘 아는 정치인으로서 감동을 주는 정치로 주민에게 보답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조 전 수석은 이날 공개되지 않았던 박 대통령과의 일화를 언급하며 ‘정치인 조윤선’의 성장과정을 풀어갔다. 다음은 이은우 앵커와의 일문일답.
-청와대에서 정무수석으로 근무할 때와 총선에 도전하는 지금을 비교하면 어느 쪽이 더 힘든가.
“청와대 있을 때도 신나게 했다. 막상 나오고 보니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는 걸 느낀다.”
-박 대통령이 간단한 분이 아닌데, 신임을 받는 비결이 뭔가.
“박 대통령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믿음을 중시한다. 또 창의적으로 일하는 걸 추구한다. 그러면서도 끈질기게 끝까지 일하신다. 그런 점에서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느꼈다. 여성가족부에서 일할 때는 위안부 문제가 외국에 잘 알려지지 않아 고민이었는데, 만화전을 기획해 관심을 모았고, 외빈에게 전통을 활용한 선물로 환대했던 것도 대통령께서 좋은 점수를 주셨던 것 같다.”
-알려지지 않은 대통령과의 에피소드를 소개해 달라.
“18대 국회의원 시절 외국에 출장 다녀와서 당의 중진 의원들에게 비타민을 선물한 적이 있다. 이 후 (당시 의원이었던) 박 대통령과 단 둘이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대통령께서 ‘비타민을 매일 먹을 때마다 조 의원 생각이 난다’고 하셔서 마음이 찡했다. 나도 감사한 마음을 더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했다.”
-박 대통령이 어떻게 화를 내시나?
“직설적으로 야단치신다. 많이 야단맞았다.(웃음) 하지만 금방 잊고 작은 일도 상의해 주신다.”
-박 대통령이 웃는 게 ‘NO’라는 사인이라던데 맞나?
“경우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공감이 안 되는 경우에는 한번씩 웃으시는 걸로 표현하신다.”
-박 대통령이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이유가 뭔가?
“다보스 포럼에 갔을 때 연설 현장에서 봤고, 중국 현지 지인들로부터 반응을 받기도 했는데 정말 열광적으로 박 대통령을 좋아한다. 현지 언어로 연설하는 게 감동시키는 이유 중 하나라고 본다. 동북아시아가 유교적 전통이 강하고 여성 정치인도 적은데, 직선을 통해 대통령으로 선출된 점을 높게 평가한다고 생각한다.”
-박 대통령이 실제로 영어를 잘하나?
“굉장히 잘하신다. 2012년 8월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날 생중계 인터뷰 10여개가 잡혔는데, 당시 대변인이었던 저에게 CNN홍콩 기자가 추가로 인터뷰를 요청했다. 결국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했는데, 기자가 영어로 ‘오늘 하루가 길었을 것 같다’고 하자 박 대통령이 ‘당신이 더 길게 만들었다’고 해 웃으면서 인터뷰를 시작한 일이 있었다.”
-박 대통령이 참모들 생일까지 챙긴다고 하던데….
“같이 일하는 수석들 장관들 고생한다고 챙겨주신다. 메뉴도 손수 고르신다.”
-박 대통령이 독선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총선 선대위 대변인부터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까지 9개월 간 수행했는데, 언제나 남의 이야기를 경청하신다. 대통령은 국민의 가감 없는 말을 들기 위해 노력하신다. 어떤 사람으로부터 무슨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지를 늘 염두에 두고 있고 한번 들은 말은 기억했다가 챙기신다.”
-박 대통령은 가족이 없는데 안쓰럽지 않나.
“대선 때 그런 마음이 컸다. 저는 유세를 끝내고 집에 오면 맞아주는 가족이 있는데, 그렇지 않으시니까 마음이 쓰였는데….(울먹) 대통령께서도 여러 번 말씀하셨지만 대통령은 고독한 자리다.”
-북한의 지뢰도발로 다리를 잃은 하사들을 도와준 게 화제가 됐다.
“김정원 하사가 세화고 후배다. 동문회에서 후원금 모금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10월2일에 첫 문병을 갔는데 하재헌 하사는 너무 큰 수술을 한 직후여서 부모님과만 이야기를 했다. 어머니가 붙들고 ‘우리를 잊지 말아달라’고 하셨는데, 정말 ‘잊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제가 한 역할은 기업과 국민이 하사들을 돕고 싶어 하는데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길을 열어드린 정도다. 다리를 잃었다가 최근 제대한 이종명 대령 같은 분의 의견을 들어서 군에서 다친 장병들이 재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겠다.”
-4월 총선 자신 있나?
“서초는 사실 더 훌륭한 후보들이 출사표를 낼 수 있는 곳이다. 최선을 다하겠다.”
-친박이 쉬운 곳만 간다는 비판도 있다.
“정치가 국민에게 감동 주지 못해 그런 말이 나오는 것 같다. 서초를 가장 잘 아는 정치인으로서 감동을 주는 정치로 주민에게 보답하고 싶다.”
-문화에 유독에 관심이 많다. 지드래곤도 만났던데….
“가수 지드래곤, 이영희 진태욱 디자이너, 이 세분은 각자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대가들이다. 한수 배우고 싶어 인터뷰 청했고, 정말 많이 배웠다. 대가가 되려면 타고난 안목, 안목을 키우는 노력, 창조가 마무리될 때까지 멈추지 않는 근성이 필요하다. 특히 재능을 알아보고 키워주는 멘토도 필요하다. 지드래곤에게는 양현석, 이영희 디자이너에게는 석주선 박사, 진태욱 디자이너에게는 노라노 선생님이 있었다.”
- 조 전 수석의 멘토는 누구인가?
“대통령이 여가부 장관 맡길 때 ‘국무회의에서 국정 전반을 공부하는 기회가 될 거다’라고 말씀해 주셨다. 정말 귀한 공부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천리마도 백락이 알아봐야 천리마가 된다’는 말이 있지 않느냐.”
- 정치인으로서 살면서 두 딸에게 미안하지 않나?
“다른 엄마들처럼 소소하게 일상 챙겨주지 못해 많이 미안하다. 딸들은 신랄한 비판자이면서, 가장 따뜻하게 응원해 주는 존재다. 가장 가까이서 본 두 딸이 ‘엄마처럼 살았으면 좋겠다’고 한다면 내 인생은 성공이라는 생각이다.”
- 누가 봐도 ‘엄친딸’이다.
“내 어머니가 늘 두 가지를 강조하셨다. 염치가 있어야 한다는 것과 언제나 겸손해야 한다 것이다. 지금도 야단을 많이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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