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인사이드]인내의 김무성 vs 진격의 문재인… 누가 웃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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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둔 여야대표의 다른 행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여야 대표가 살아가는 법이 여의도 정가에서 화제다.

별명이 ‘무대(무성 대장)’일 정도로 마초적 리더십을 보여온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공천 룰 논란 등에서 친박(친박근혜)계와 맞서기보다 끊임없이 ‘우회로’를 찾는 모습이다. 측근들은 4일 “무대가 매번 참아내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다”고 말할 정도다.

반면 계속적인 사퇴 요구에 시달리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비노(비노무현)계의 흔들기에 “타협하지 않겠다”며 정공법을 택한 것. ‘사람은 좋은데 무르다’는 평가를 뒤집은 강공 행보다.

당 내홍을 돌파하는 여야 대표의 행보가 상반된 것은 당내 위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문 대표는 주류다. 새정치연합의 비주류는 연일 문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리지만 비주류를 묶어낼 구심점은 마땅치 않다. 문 대표가 ‘힘의 우위’로 강공책을 펼 수 있는 이유다.

김 대표는 새누리당의 비주류다. 의원 수로는 비주류가 주류인 친박계보다 많을 수 있지만 친박계에는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확실한 보스’가 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퇴진 사태 이후 당청 간 무게중심은 청와대로 기울었다. 박 대통령이 철옹성 같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한 내년 총선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 김 대표가 섣불리 정면승부를 걸기 어려운 구조다.

둘의 대응전략도 180도 다르게 나올 수밖에 없다. 문 대표는 ‘강한 리더십’을 예고했다. 당장 4일 “해당 행위와 부정부패 앞에 온정주의는 없다”고 못 박았다. 자신의 측근들도 내칠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일각에선 문 대표가 뒤늦게 박 대통령을 ‘벤치마킹’한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 시절인 2006년 4월 김덕룡 박성범 의원을 공천 금품 수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내부 반발이 거셌지만 한나라당의 쇄신 의지는 그만큼 강하게 각인됐다. 문 대표가 과연 ‘육참골단’의 승부수를 던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문 대표는 전날 “당원과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즐겨 쓰는 표현이기도 하다. 내년도 예산안 및 예산 부수법안 표결 당시에는 16차례 투표에서 두 번만 찬성했다. 비주류인 이종걸 원내대표가 주도한 협상 결과를 사실상 ‘비토’한 셈이다. 유 전 원내대표의 퇴진을 요구한 박 대통령과 묘하게 겹치는 대목이다.

김 대표는 ‘통합과 화합’을 자신의 브랜드로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유지로, YS 서거 이후 ‘정치적 아들’을 표방한 김 대표에게 투영된 이미지기도 하다.

김 대표는 최근 주변에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에 참여하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원칙을 배웠다. 새정치연합은 친노 패권주의로 가면서 분열하는 것이다. 나는 공천권을 내려놓았다. 민추협 정신으로 당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서로 상반된 길을 택한 김 대표와 문 대표 중 누가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까. 4월 총선은 정면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총선#김무성#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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