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서 첫 케이팝 콘서트
4일 체코 프라하 크랄로프카 스포츠홀에서 열린 케이팝 콘서트에서 박근혜 대통령(가운데)이 무대에 올라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 공연은 체코에서 열린 첫 케이팝 콘서트로 폴란드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4개국의 케이팝 팬 2000여 명이 관람했다. 프라하=변영욱 기자 cut@donga.com
5일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은 5박 7일간 프랑스, 체코 순방에서 ‘문화’ 관련 일정을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소화했다. ‘우리의 유구한 문화를 세계와 교류하며 새롭게 꽃피울 때 새로운 도약의 문도 열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장식미술관에서 열린 ‘한국 공예 패션 디자인전’을 관람한 데 이어 1일 유네스코를 방문해서 “문화적 다양성이 문화와 산업의 융합을 통해 지속 가능 개발에 기여한다”고 강조했다.
체코로 이동한 박 대통령은 3일 체코 국립인형극장에서 한-체코 실내악 협연과 협력 인형극 ‘다락에서’를 관람하고 4일 케이팝 콘서트에도 참석했다. 이 같은 ‘문화 행보’는 한국의 ‘글로벌 문화 강국’ 이미지를 높이기 위한 것. 특히 300여 년의 인형극 역사를 지닌 체코에서 판소리 ‘수궁가’가 인형극 ‘다락에서’로 변신한 것은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다락에서’는 우리의 ‘수궁가’ 스토리에 체코의 전통 인형극을 결합한 작품으로 지난해 국제인형극협회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문수호 씨가 연출과 극작을 맡았다.
‘다락에서’를 보며 웃고 박수쳤던 박 대통령은 “한국의 전통 스토리와 체코의 인형극이 만나 창의적인 공연 작품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문화융성을 4대 국정 기조로 내건 박 대통령은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문화융성의 핵심으로 꼽아 왔다. ‘다락에서’는 대중문화 콘텐츠 외에 우리의 전통 문화도 새로운 한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준 무대였다.
20년 만에 성사된 한국 정상의 체코 방문을 기념해 프라하에서는 처음으로 케이팝 공연도 열렸다. 체코와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 이른바 ‘비셰그라드 4개국’은 한류에 대한 수요가 높은 대표적인 중유럽 국가. 이들 국가의 팬클럽은 헝가리 10만여 명, 체코 4만여 명 등 총 16만여 명에 이르지만 케이팝 콘서트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프라하 공연으로 중유럽 내 한류 확산 활로를 개척했다는 의미가 있다.이 콘서트에선 아이돌 그룹 ‘샤이니’ ‘레드벨벳’과 함께 사물놀이, 사자춤, 비보이들의 춤도 어우러졌다. 공연장은 중유럽의 케이팝 팬 2000여 명으로 가득 찼다. 이번 콘서트는 티켓 판매를 시작한 지 이틀 만에 전석 매진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케이팝을 챙기는 이유에 대해 “한국의 대중문화가 뷰티산업 뿐만 아니라 제조업 등 다른 산업의 수출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고 관광객과 유학생 유치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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