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표는 ‘사당(私黨)역’, 비주류는 ‘분당(分黨)역’, 안철수 의원은 ‘신당(新黨)역’을 향해 간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7일 새정치민주연합 내 세 갈래 흐름을 이같이 평가했다. 문 대표가 “혁신 전당대회를 수용하라”는 안 의원의 최후통첩을 거부하면서 ‘따로국밥’ 처지가 된 각 계파의 현실을 지하철역에 비유한 것이다.
안 의원은 이날부터 비공개로 지방을 돌며 장고에 들어갔다.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는 동행하지 않았다. 안 의원은 부산행 비행기를 탄 뒤 해운대백병원에 마련된 장제국 동서대 총장의 부친 상가를 찾아 조문했다고 한다. 장 총장은 안 의원이 부산시장 후보로 영입을 타진했던 인연이 있다. 복잡한 심경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고향인 부산을 찾았다가 빈소를 들른 것이다. 안 의원은 문 대표의 반응과 비주류 측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다음 행보를 구상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 측 기류에 변화가 없어 보이자 안 의원 측은 “탈당 외에 길이 없다”는 쪽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그동안 ‘간만 본다’는 ‘간철수’ 대신 ‘강철수(강한 안철수)’ 이미지를 선택하는 듯하다. 안 의원이 모든 가능성을 닫은 것은 아니다. 문 대표와의 마지막 담판은 염두에 두고 있다. ‘탈당이 쉬운 결정이 아니다’라는 안 의원의 속내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이 일주일 정도 숙고의 시간을 갖겠다고 한 것도 문 대표 퇴진 움직임에 나선 비주류의 ‘마지막 거사’를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반면 문 대표 측은 “(새정치연합) 창업자인 안 의원이 쉽게 탈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안 의원은 만약 탈당하더라도 당장 신당을 창당하거나 ‘천정배 신당’에 합류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까지 무소속 의원으로 시간을 두고 관망한 뒤 다시 활로를 찾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부 탈당파를 포괄해 ‘비주류의 수장’이 되기보다는 여전히 ‘새정치’ 이미지를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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