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도입 필요성 주장하자 쐐기
與 공천특별기구 합의했지만… 결선투표제 적용 기준 등 시각차
구체적 룰 놓고 힘겨루기 본격화
새누리당이 공천 룰 고지의 ‘7분 능선’을 넘었다. 7일 내년 4월 총선 룰을 정할 공천특별기구 구성을 의결했기 때문이다. 9월 30일 의원총회에서 특별기구를 구성하자고 합의한 지 약 70일간의 표류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하지만 정상까지는 아직 멀었다. ‘결선투표제 적용 범위’ ‘당원, 일반국민 경선 참여 비율’ 등 세부 사안에 대해서는 김무성 대표 중심의 비박(박근혜)계와 친박(친박근혜)계의 의견차가 여전하다.
전날 최고위원들의 비공개 만찬에서 돌파구가 열린 것은 비박과 친박 모두 여론의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황진하 사무총장을 특별기구 위원장으로 하자는 김 대표의 주장에 반대해온 서청원 최고위원은 3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친박계 인사들을 모아놓고 “양보할 건 양보하고 빨리 기구를 발족하자”고 설득해 동의를 얻어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친박계가 요구했던 결선투표제 도입에 손을 들었다. 한 발씩 양보해 절충점을 찾은 것. 김 대표는 “합리적인 합의를 봤다. 누구의 양보 어떻고 이런 얘기는 맞지 않는 얘기”라고 했다.
공천특별기구가 구성되면 세부 사항을 놓고 힘겨루기가 예상된다.
우선 결선투표제의 시행 요건을 놓고 김 대표와 친박계의 생각이 다르다. 친박계는 ‘과반을 득표하지 못할 경우’를 요구한다. 여권의 강세 지역 물갈이를 위해선 친박들이 미는 정치 신인들이 현역 의원 프리미엄을 뚫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는 것이다. 하지만 김 대표 측은 ‘경선 1, 2위 간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였을 경우’로 엄격히 제한하자는 생각이다.
‘우선추천지역 적용 대상 및 범위’도 또 다른 뇌관이다. 김 대표는 “현역 의원 물갈이를 위한 컷오프(cut off)는 없다”고 말해 왔다. 물갈이를 할 현역 의원 지역구를 사실상 전략공천이나 다름없는 우선추천지역으로 선정하려는 의도를 막겠다는 것이다. 김태호 최고위원이 전날 만찬에서 물갈이를 위한 전략공천의 필요성을 주장하자 김 대표는 “전략공천과 컷오프를 할 거면 날 죽이고 밟고 하라”고 일축했다고 한다.
경선 비율도 논란이다. 김 대표는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드리겠다”는 자신의 약속에 따라 국민 참여 비율을 7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반면 친박계는 현행 당헌·당규상 당원 투표 50%, 일반국민 여론조사 50%를 유지하자고 한다.
한편 서 최고위원은 자신에 대한 용퇴론 등에 대해 “얼굴 없는 얘기에 내가 대꾸할 가치가 있느냐”고 일축했다. 그는 이날 종로구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 송년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안대희 전 대법관에 대해 서 최고위원은 “정치하는 사람이 가장 버려야 할 게 뭐냐. 몸에 힘 들어가는 거다”라고 훈수했다. 안 전 대법관은 “부산은 ‘험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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