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싸움 야당, 법안 처리-선거구 획정 나몰라라
무기력한 여당, 협상 돌파구 못찾고 野탓만 반복
국회 직무유기에 넌더리난 국민 “인내심 바닥나”
결국 빈손이었다. 정기국회 폐회를 하루 앞둔 8일 여야는 쟁점 법안 협상을 했지만 소득 없이 끝났다. 4개월 앞으로 다가온 20대 총선의 선거구 획정 협상도 벽에 부딪혔다.
야당은 집안싸움을 하느라 주요 법안 처리와 선거구 획정은 뒷전이고, 여당은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이다. 여야의 직무유기를 지켜보는 국민의 인내심은 바닥이 났다.
새누리당 조원진, 새정치민주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노동개혁 5개 법과 경제활성화법,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등의 처리 일정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 수석부대표는 “19대 국회에서 더 이상 임시국회는 없다”며 새누리당의 요청으로 10일부터 열리는 임시국회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2일 여야 원내대표가 심야 협상 끝에 경제활성화법 등은 정기국회에서, 노동개혁 관련법은 임시국회에서 합의 처리하기로 한 약속은 물거품이 될 처지에 놓였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여야가 합의한 민생법을 외면한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야당을 비난했다. 반면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 탓, 야당 탓 제발 그만하고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받아쳤다.
15일부터 총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지만 선거구 협상은 진전이 없다. 연말이 지나면 현행 선거구는 무효가 되고 예비 후보자들의 선거운동은 중단된다. 현역 프리미엄을 유지할 수 있는 국회의원들에게 절대 유리한 불공정 게임이 될 우려가 높다.
국회의 직무유기는 여야 모두 공천 싸움에 빠져 있는 데서 비롯된다. 주류-비주류 전쟁의 이면에는 공천 지분을 둘러싼 기싸움이 깔려 있다. 새누리당은 가까스로 공천특별기구를 구성하기로 했지만 여론조사와 당원투표 비율, 결선투표제 범위 등을 놓고 계파 간에 날 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야당은 분당의 갈림길에 섰다. 이날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주승용 의원은 “내가 먼저 책임지고 결단하겠다”며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하지만 문 대표는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공천 불안 때문에,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가 배제된다는 걱정 때문에 탈당한다면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주류를 공격했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학과 교수는 “여야 모두 총선과 공천에 매몰돼 있다 보니 국민의 가슴만 답답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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