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업체에서 뒷돈을 챙기고 성능이 떨어지는 항공기 시동용 발전기(GTG)에 ‘성능 충족’ 판정을 해준 현역 해군 대령 등이 9일 재판에 넘겨졌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해군 정모 대령(54) 등 3명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납품업체 S사 대표 정모 씨(38)를 불구속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합수단에 따르면 정 대령과 육군 허모 중령(46)은 방위사업청에서 재직하던 2013년 11월 S사의 GTG가 내구성이나 환경기준 등 군의 요구 성능에 못 미치는데도 충족하는 것처럼 허위 서류를 작성해 준 혐의다. 정 대령은 당시 S사 측에서 수백만 원대 상품권과 향응을 제공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방사청은 정 대령의 평가를 근거로 S사의 GTG 91대를 379억 원에 구입했다.
S사 정 대표는 관리팀장 심모 씨(43)와 짜고 방사청에서 받은 선금 132억 원을 심 씨의 고교 동창 명의로 설립한 유령회사에 재료비 명목으로 지급한 뒤 32억5000만 원을 돌려받아 회사 일반 운영비로 전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S사는 2012년 말 중소기업청과 한국항공우주(KAI)에서 지원받은 ‘통합형 에어컨·가스터빈 발전기 세트’ 개발비 9억2000만 원 중 1억2000만 원을 기존 외상 변제 등에 쓴 혐의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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