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미달 발전기 “통과”…현역 軍장성 3명, 뇌물수수 혐의 구속기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9일 17시 44분


납품업체에서 뒷돈을 챙기고 성능이 떨어지는 항공기 시동용 발전기(GTG)에 ‘성능 충족’ 판정을 해준 현역 해군 대령 등이 9일 재판에 넘겨졌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해군 정모 대령(54) 등 3명을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납품업체 S사 대표 정모 씨(38)를 불구속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합수단에 따르면 정 대령과 육군 허모 중령(46)은 방위사업청에서 재직하던 2013년 11월 S사의 GTG가 내구성이나 환경기준 등 군의 요구 성능에 못 미치는데도 충족하는 것처럼 허위 서류를 작성해 준 혐의다. 정 대령은 당시 S사 측에서 수백만 원대 상품권과 향응을 제공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방사청은 정 대령의 평가를 근거로 S사의 GTG 91대를 379억 원에 구입했다.

S사 정 대표는 관리팀장 심모 씨(43)와 짜고 방사청에서 받은 선금 132억 원을 심 씨의 고교 동창 명의로 설립한 유령회사에 재료비 명목으로 지급한 뒤 32억5000만 원을 돌려받아 회사 일반 운영비로 전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S사는 2012년 말 중소기업청과 한국항공우주(KAI)에서 지원받은 ‘통합형 에어컨·가스터빈 발전기 세트’ 개발비 9억2000만 원 중 1억2000만 원을 기존 외상 변제 등에 쓴 혐의도 받고 있다.

조건희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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