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비박, 연석회의서 경선 결선투표제 두고 공개 설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9일 18시 32분


새누리당 경선 과정에 도입하기로 한 결선투표제를 두고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계가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였다. 9일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다.

비주류인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작심한 듯 “당헌·당규에는 결선투표제 자체가 없다”며 “후보 경선의 중차대한 문제를 의원총회에서 말도 하지 않고 기정사실화하는 건 옳지 않다”고 포문을 열었다. 6일 비공개 최고위원 만찬에서 이뤄진 합의를 비판한 것이다.

친박계 이인제 최고위원은 즉각 “결선투표제는 경선의 한 방식으로 당헌·당규와 아무 상관없는 문제”라고 반박했다. 그는 “전 지역구에서 다 하자는 게 아니라 1차 경선에서 1등한 사람이 절반을 넘지 못할 경우 마지막 결승을 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무성 대표와 가까운 김을동 최고위원도 참지 않았다. 친박계가 요구하는 과반 기준을 문제 삼아 “1차 경선에서 50%를 넘는 득표를 할 수 있는 지역구가 몇 군데나 있겠느냐”며 “전국에서 결선투표를 하는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비공개 회의에서는 더 험한 말이 오갔다. 친박계인 이장우 당 대변인이 이재오 의원을 향해 “공개적으로 분란을 일으키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목소리를 높이자 비박계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이 “중진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발언을 제지했다. 김무성 대표도 “이 대변인이 잘못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강경석기자 coolu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