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한국서 16차례 탄저균 반입해 실험 “북한 생물학 무기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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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12월 17일 21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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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채널A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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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한국서 16차례 탄저균 반입해 실험 “북한 생물학 무기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미군 한국서 16차례 탄저균 반입 실험

오산기지 탄저균 배송사건과 관련한 한·미 공동조사 결과 주한미군이 지난 4월 오산기지 탄저균 샘플 반입 외에도 과거 15차례나 미군 측으로부터 탄저균 샘플을 배송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탄저균 실험이 올해 오산기지에서 처음 진행됐다는 주한미군의 주장이 거짓으로 드러난 것. 또한 올해 사균화된 탄저균 샘플이 한국에 반입됐을 때 페스트균 검사용 샘플도 함께 들어온 사실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국방부는 지난 7월 11일 구성된 오산기지 탄저균 배달사건을 조사하기 위한 ‘한·미 합동실무단’ 운영 결과를 17일 주한미군 용산기지에서 발표했다.

합동실무단에 따르면 주한미군은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용산기지에서 모두 15차례의 사균화된 탄저균 검사용 샘플을 반입했다. 이들은 이를 분석하고 식별 장비의 성능을 실험했으며 교육 훈련도 함께 진행했다. 이 실험이 이뤄진 용산기지의 한 병원 간이시설은 현재 폐쇄된 상태라고 밝혔다.

합동실무단은 주한미군이 탄저균을 들여온 목적에 대해 “북한의 생물학 무기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관련 실험과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15차례 반입된 탄저균 샘플의 양과 반입 시점은 군사기밀이라며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 메릴랜드주 에지우드화생연구소에서 발송한 탄저균 샘플(1㎖)이 지난 4월 29일 오산기지에 반입된 것까지 합하면 주한미군 기지에 탄저균 샘플이 배송된 것은 총 16차례다.

앞서 주한미군사령부는 5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탄저균 표본 실험 훈련은 올해 오산기지에서 처음 진행됐으며 독극물과 병원균 식별 능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이번 합동실무단의 조사 결과, 에지우드화생연구소가 지난 4월 사균화된 탄저균 샘플을 오산기지로 발송할 때 페스트균 샘플(1㎖)을 함께 발송한 사실도 처음으로 확인됐다. 주한미군은 그동안 페스트균 샘플 반입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

합동실무단의 한국 측 단장인 장경수 국방부 정책기획관(육군 소장)은 이에 대해 “반입할 때 포장 용기 내에 사균화된 탄저균 및 페스트균임을 증명할 수 있는 첨부 서류가 동봉됐다”며 “주한미군에 들어오는 것은 검사를 생략하고 통과됐다”고 밝혔다.

기존 SOFA(주한미군지위협정) 규정에 따르면 주한미군이 사균화된 생물학 검사용 샘플을 반입할 때 한국 측에 통보할 의무는 없으며, 활성화된 샘플일 경우엔 국제법과 국내법에 따라 통보와 검역이 의무화돼 있다.

장 단장은 “주한미군의 생물학 탐지·식별·분석체계인 주피터(JUPITR) 프로그램의 목적과 반입 때 첨부한 서류, 관련 인원 진술 등을 종합한 결과, 주한미군은 활성화된 탄저균 및 페스트균을 반입할 의도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샘플 반입을 우리 정부에 통보하지 않았지만, 관련 규정이 없기 때문에 주한미군의 규정 위반도 없다는 뜻이다.

장 단장은 지난 5월 20일과 26일 오산기지 실험으로 탄저균 샘플에 노출된 미 육군 10명, 공군 5명, 군무원 7명 등 미국인 22명에 대해 60일간 증상 모니터링을 한 결과 어떤 감염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주한미군은 샘플의 반입, 취급 및 처리 과정에서 관련 규정과 절차를 준수했고 안전하게 제독 및 폐기한 것으로 평가한다”면서 “유사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주한미군이 반입하는 검사용 샘플에 대한 양국간 통보 및 관리 절차 정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양국은 주한미군의 생물학 검사용 샘플 반입 절차와 관련한 합의 권고안을 마련했다. 주한미군이 검사용 샘플 반입 시 우리 정부에 발송과 수신기관, 샘플의 종류, 용도, 양, 운송방법을 통보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일방의 요청이 있을 시 빠른 시일 내 공동평가를 실시한다는 내용과 함께 관세청이 물품검사를 원할 경우 주한미군 관세조사국과 협조해 합동으로 조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같은 권고안은 이날 서울 용산 연합사에서 열린 SOFA 합동위원회에 제출됐다.

국방부는 주한미군의 각종 물품 반입 시 통보 규정이 없는 SOFA 자체를 개정한 것은 아니지만, SOFA의 부속문서 형태로 SOFA에 준하는 효력을 갖게된다고 설명했다.

미군 한국서 16차례 탄저균 반입 실험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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