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남총책 김양건 사망]
김양건 장의위 명단 6번째 호명… 비대해진 軍 견제역할 맡을 듯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의 29일 사망은 권부에서 멀어졌던 최룡해 전 당비서의 복권을 불러오는 계기가 됐다. 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신임을 받던 김 비서가 사라지면서 내부 재편 과정에 신진 세력을 전면으로 이끄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이날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을 발표하면서 최룡해의 이름을 포함했다. 호명 순서도 김정은에서 시작해 김영남 황병서 박봉주 김기남에 이은 6번째였다. 지난달 8일 이을설 인민군 원수 장의위원 명단에서 빠져 신변이상설이 제기됐던 최룡해는 같은 달 24일 국가정보원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백두산발전소 붕괴 사고의 책임을 지고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1998년 ‘남조선 안기부의 돈을 받았다’는 등의 혐의로 숙청됐던 최룡해는 당시엔 5년여 만에 복권했다. 이번에는 2개월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복귀한 것이어서 최룡해가 어떤 중책을 맡을지 주목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김정은이 관용적인 인사정책을 통해 공포정치로 악화된 자신의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지만 최룡해의 복권은 권력 재편의 신호가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때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전격적으로 인천을 방문한 3인방(황병서 최룡해 김양건)의 엇갈린 운명이 내년 북한 권력 재편에 영향에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군 서열 1위인 황병서 총정치국장은 올해 정치국 상무위원과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 핵심 요직을 꿰찼다. 하지만 ‘허수아비’라는 엇갈린 평가가 있어 최룡해가 구심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룡해는 차수 계급장을 단 적이 있지만 청년동맹을 중심으로 경력을 키운 비(非)군부 인사로 분류된다. 김정일 시대에 권력이 집중돼 ‘비대해진’ 군을 견제하고 노동당을 정상화하는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이 내년 5월 제7차 당대회를 소집해둔 상태여서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내년 집권 5년 차를 맞아 김정은이 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단행할 김정은 친위권력 중심의 재편, 세대교체의 강도가 빠르고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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