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00/분당 치닫는 야당]2002년 대선 돕고도 靑입성 실패
2007년 열린우리 집단탈당 주도
이번엔 창업한 黨 스스로 나와… 안철수-천정배 연대 성사가 관건
더불어민주당 주류인 친노(친노무현) 진영에 맞서 비주류 좌장 역할을 해 온 김한길 의원이 3일 탈당하면서 친노와 김 의원의 질긴 악연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양 측 간 악연은 2002년 대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2년 9월 뒤늦게 노무현 후보 캠프에 합류했던 김 의원은 정몽준 후보와의 단일화를 성사시키며 노 후보 당선을 도왔다. 하지만 친노 진영의 반대로 청와대 입성에 실패했다. 반면 친노 진영이 주축이 돼 출범한 열린우리당은 2007년 김 의원의 선도 탈당으로 촉발 된 ‘탈당 쓰나미’를 견디지 못하고 간판을 내려야만 했다.
양 측은 2012년 6월 민주통합당 당 대표 경선에서 정면으로 맞붙었다. 김 의원은 지역순회 경선 등 대의원 투표에서 줄곧 앞섰지만, 모바일 투표에서 친노 진영 이해찬 의원에게 0.5%포인트 차로 고배를 들었다. 당 관계자는 “전례 없이 치열했던 경선이 끝난 뒤 양측은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는 사이가 됐다”고 했다.
김 의원은 2013년 5·4 전당대회를 통해 비로소 당권을 잡았다. 하지만 이후 불거진 서해 북방한계선(NLL) 대화록 파문, 국가정보원 댓글 사태 등을 거치며 양 측 간 불협화음은 극에 달했다. 김 의원은 이듬해 3월 안철수 의원과 손잡고 새정치민주연합을 구성했지만, 7·30 재·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4개월여 만에 당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문재인 대표 퇴진을 요구해온 김 의원이 결국 탈당하면서, 야권의 관심은 김 의원이 다시 한 번 친노에 맞서 ‘새 집’을 지을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당 관계자는 “김 의원이 안 의원, 천정배 의원 등과 연대를 성사시킨다면 친노는 2007년에 이어 다시 한 번 고립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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