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인사이드]野 위기때면 ‘김부겸 구원등판론’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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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파색 엷고 중도개혁 노선… 당내 보기드문 TK출신 강점
金 “지역에서 인정받는게 우선”

더불어민주당 안에서 ‘김부겸 구원등판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분당(分黨) 위기에 몰린 당을 살리고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돌파하기 위해선 김부겸 전 의원(사진)이 당의 전면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김 전 의원은 고사했지만 문재인 대표의 2선 후퇴 이후 당의 간판인 선대위원장을 맡아 달라는 제안도 전달됐다.

김부겸 등판론은 처음이 아니다.

새정치민주연합(더민주당의 전신)의 2014년 7·30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의 사퇴로 위기에 몰렸을 때 의원들은 김 전 의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박영선 의원이 2개월여 만에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났을 때도 당은 그를 찾았다. 문재인 대표 체제가 출범한 2015년 2·8 전당대회 직전에는 많은 의원들이 김 전 의원을 찾아가 당 대표 출마를 강력히 권유했다.

현역도 아닌 원외(院外) 인사로 중앙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는 그가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로 거론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뿌리 깊은 계파 간 갈등으로 내홍의 늪에서 벗어나기 힘든 더민주당에서 김 전 의원은 비교적 계파색이 뚜렷하지 않은 거의 유일한 ‘지도자급’ 인사다. 특히 대구경북(TK) 출신으로 당의 불모지인 대구에서 연이어 40%의 득표율을 올린 야당 인사다. 과거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서울 종로 지역구를 뒤로하고 부산에서 출마해 ‘바보 노무현’이라는 애칭을 얻었던 노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는 얘기도 나온다. 손학규 전 상임고문의 정계 은퇴와 함께 ‘합리주의 중도개혁’ 노선을 물려받았다는 평가도 있다.

당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작 김 전 의원은 극도로 신중한 모습이다. 온전히 대구 사람이라는 인정도 못 받은 상태에서 다시 중앙정치로 돌아간다는 것이 대구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김 전 의원은 “당의 어려움도 이해하지만 더 큰 승리를 위해 지역에서 먼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김부겸#중도개혁#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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