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여야 원내대표가 통화를 하며 한바탕 웃었다고 한다. 이날 원 원내대표가 이 원내대표의 KTX 열차표를 마련한 사연을 두고서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비공개 회동을 하기로 했다.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 날(8일)을 앞두고 4월 총선 선거구 협상과 노동 개혁 5개 법안 등 쟁점 법안들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원내대표가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 결과와 관련해 외교부를 항의 방문하면서 회동은 불발됐다.
고민하던 원 원내대표는 더민주당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가 부친상을 당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 원내대표가 장례식장이 마련된 전북 익산으로 갈 거라고 보고 ‘심야 열차 협상’을 생각한 것이다.
원 원내대표는 참모진을 통해 이 원내대표의 기차표 시간을 알아냈고 이 원내대표와 나란히 앉을 수 있는 두 자리로 바꿨다고 한다. 원 원내대표는 이 같은 사실을 이 원내대표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알렸다. 이 원내대표는 전화를 걸어 웃으며 화답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10차례나 통화를 시도한 끝에 이 원내대표와의 만남에 성공한 셈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밤 10시 15분 서울 용산역에서 전북 익산으로 향하는 KTX에 올랐다. 자리는 5호차 3B(이 원내대표), 3C(이 원내대표). 둘은 이동하는 1시간 20분 동안 허심탄회하게 현안을 논의했다.
이날은 정의화 국회의장이 선거구획정위원회에 현행 지역구 246석을 기준으로 획정안을 제출하라고 요청한 시한이었지만 획정위는 논의조차 없었다. 임시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 8일 정 의장의 직권상정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정 의장은 “여야 대표가 합의하지 않으면 법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여야는 지역구 의석을 253석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쟁점 법안과의 연계 처리 여부 등을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