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5일 국무회의에서 집권 4년 차 국정 운영의 중요한 축으로 ‘부패 척결’을 내세운 것은 임기 후반기를 맞아 흐트러지기 쉬운 공직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를 기반으로 남은 임기 동안 4대 구조개혁 등 국정과제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박 대통령은 “과거의 적폐가 경제 활력 회복의 걸림돌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며 “정부가 아무리 훌륭한 정책을 세워서 추진을 해도 현장에서 부정부패가 난무하면 그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잘못이 밝혀진다 하더라도 이미 국민 혈세는 낭비된 후”라며 선제적인 부패 예방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이 부패 척결을 전면에 내세운 배경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방산 비리 등 근절의 성과를 이어받아 올해에는 전반적으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임기 4년 차에 측근비리가 많이 나타나는데 이에 대한 선제적 예방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는 4·13 총선까지 실시되는 만큼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공직 기강이 해이해질 우려가 높은 것으로 청와대는 판단하고 있다.
최근 공모 절차에 들어간 ‘방위사업감독관’은 박 대통령이 강조한 사전 예방 중심의 부패 대응체계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이르면 다음 달 임명될 것으로 보이는 방위사업감독관은 무기 및 물자도입 사업이 진행 중이라도 비리가 의심되면 바로 조사하고, 비리가 나오면 고발·수사의뢰가 가능하다.
또 박 대통령은 국무회의 시작 전 장관 및 대통령수석비서관들과 10분간 티타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흔히 작심삼일이라고 하는데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삼일마다 결심을 하는 것”이라는 ‘뼈 있는’ 농담을 하며 노동개혁법 처리의 의지를 다질 것을 주문했다. 이어 “정부가 더 노력을 배가해서 (법이 통과되도록) 해야지 한숨 쉬고 경제 어렵다고 한탄하는 게 자랑이냐”며 “이게 안 되면 우리나라의 미래가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해낸다는 불같은 의지와 결심을 가지면 되게 돼 있다. 열정이 필요한 에너지”라고 독려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일신우일신이라는 말도 있지만 작심우작심”이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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