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격체계 구축 시급” 사드 도입론 거세질듯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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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4차 핵실험]당혹스러운 정부
한국형미사일방어 10년가량 걸려, 美 계속 사드 거론… 공론화 가능성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체계 배치 논의에 다시 불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핵·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구축 중이다. 하지만 KAMD 구축의 일환으로 군이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50km 고도에서 요격하기 위해 개발 중인 장거리지대공미사일 L-SAM은 2020년대 중반에야 실전 배치된다.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 향상 속도에 비춰볼 때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올해 미국에서 도입하는 PAC-3 역시 요격 고도가 30km에 불과하고, 그만큼 요격 가능 시간도 매우 짧다.

2020년대 중반까지 중고도 및 저고도 요격 체계가 완비되더라도 150km 고도에서도 요격이 가능한 사드는 빠진 상황. 이 때문에 상층이 빈 ‘반쪽 방어망’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공격을 할 경우 L-SAM이 먼저 요격하고, PAC-3가 저고도에서 한 번 더 방어할 수 있지만 상층에서 사드가 첫 요격을 시도하는 다중 방어망에 비해선 빈틈이 많다는 것이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정치학전공 교수는 “북한의 4차 핵실험이 수소폭탄 실험이 아니라 하더라도 핵능력이 고도화된 것만큼은 확실하다”며 “KAMD 구축이 완료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 당장 방어망이 될 수 있는 사드 배치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미국에서도 사드 배치론이 다시 고개를 들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 정부는 사드 배치 논의가 오간 바 없다는 태도이나 미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프랭크 로즈 미 국무부 군축·검증·이행담당 차관보는 지난해 사드 배치론을 꾸준히 거론했다. 그는 지난해 5, 6월 잇따라 기자들과 만나 “한반도에 대한 잠재적인 사드 배치 결정을 고려하고 있지만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 “미국 정부는 상황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 결정만 내려지지 않았을 뿐 배치를 검토 중이라는 취지였다. 이번 실험으로 사드 배치 찬성론자들의 입김은 더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사드#미사일방어#공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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