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현 ‘더민주 영입인사’ 반납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9일 03시 00분


위안부 할머니 그림 무단사용 논란에 표절-허위학력 의혹까지
金 “그림 허락 받았다” 해명했지만… 나눔의 집측 “사실무근” 반박
잇단 의혹제기에 8일 밤 물러서… 黨 “영입인사 역할 하지 않을 것”
논문 인용표시 없이 그대로 베껴… 저서에 한양대 미술학사로 소개도

더불어민주당의 ‘여성 영입 1호’인 김선현 차의과학대 미술치료대학원 교수(48·사진)가 8일 밤 “(더민주당의) 영입인사라는 이름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더민주당 부대변인은 “더 이상 영입인사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 교수는 이날 오전 더민주당 김성수 대변인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간담회에서 김 교수는 “2012년 미술치료 사례집 출간 의사를 알리며 동의 여부를 물었더니 (나눔의 집) 안신권 소장이 ‘오히려 감사하다’며 구두 동의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소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그림을 사용하려 하면 문서로 범위와 내용을 한정해 사용을 허가한다”며 “개인적으로 허락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본질을 왜곡하면서 나한테 덮어씌우고 있다”고 부인했다. 그는 “영리 목적으로 팔리는 책이고 할머니들의 사적인 내용까지 다뤘는데 어떻게 우리가 할머니를 대리할 수 있다고 허락하겠느냐. (김 교수가) 연구자로서의 양심을 잃었다”고 반발했다.

미술치료 기간에 대해 김 교수와 김 대변인은 “2006∼2008년 간헐적으로 방문했고 이후에는 매주 수요일 치료팀을 구성해 본격적으로 치료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나눔의 집 측은 “2010년부터는 제자들이 어쩌다 한 번씩 왔을 뿐”이라며 부인했다. 나눔의 집이 그림 반환을 요청한 시기도 김 교수는 “지난해 7월이 처음”이라고 말했지만 나눔의 집 측은 “이전부터 돌려 달라고 요청했고 할머니 그림들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것 같아 최후의 수단으로 내용증명을 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의혹도 제기됐다. 2008년 김 교수가 제1저자로 학술지 ‘임상미술치료학연구’에 발표한 학술논문 ‘색채요법과 미술치료’는 2003년 출간된 하워드 선, 도로시 선의 책 ‘내 삶에 색을 입히자’의 일부 문장을 그대로 가져왔다. 특히 논문의 2∼4쪽 본론 ‘역사적 배경과 현황’은 이 책 131∼138쪽의 내용과 복사 수준으로 같았다. 논문 6∼7쪽 본론 ‘빛과 색의 성질’도 책 66∼69쪽과 거의 같았다. 그러나 책 이름은 참고자료에만 언급됐고 직접인용 표시는 없었다.

또 김 교수가 2012년 발표한 저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와 임상미술치료’는 2004년 ‘대학정신약물학회지’에 발표된 다른 교수의 논문 ‘외상후스트레스 장애의 진단과 병태 생리’의 인용 부분을 재인용 표기 없이 표절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일부 저서에서 학위를 허위로 기재한 사실도 확인됐다. 김 교수의 저서인 ‘미술치료 쉽게 하기’(2009년)와 ‘그림심리평가’(2013년)의 저자 소개에는 ‘한양대에서 미술 학사학위를 취득했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김 교수는 한양대가 아니라 서울산업대(현 서울과학기술대)에서 학사학위를 받았다. 더민주당 입당 과정에서 학위 취득 학교를 사실대로 밝힌 김 교수는 해명 기자회견에서는 “한양대를 졸업했다고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날 학생들을 상대로 한 촌지성 선물 요구 등 갑질 논란을 모두 부인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성명을 통해 “보도된 내용은 극히 일부”라며 금품 요구와 막말 등 또 다른 피해 사례를 폭로하고, 제기된 의혹의 조속한 인정을 요구했다.

전주영 aimhigh@donga.com·서상희·한상준 기자
#김선현#논문표절#허위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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