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핵게임 본격화]벙커버스터 등 200kt 규모 공격력
괌 기지서 4∼6시간이면 한반도에
‘폭격기의 제왕’으로 불리는 B-52는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략무기 중 하나다. 10일 정오 오산 공군기지. 공군 관계자가 “지금 활주로 동쪽 상공에서 진입하고 있다”고 말한 순간 나타난 거대한 B-52는 위압감을 느끼게 했다. 길이 49m, 폭 56m, 무게 221t에 이르는 이 초대형 폭격기는 1960년대에 생산이 모두 끝난 구형 폭격기. 총 744대가 생산됐지만 현재는 괌 앤더슨 기지와 미 본토 등에 개량형인 H형 80여 대만 실전 배치돼 있다. 100여 m의 낮은 고도로 다가서는 B-52의 좌측에서는 한국 공군의 F-15K 전투기 2대, 우측에서는 미 공군의 F-16C 전투기가 10여 m 간격을 유지한 채 호위 비행했다. B-52는 폭음과 함께 서쪽 하늘로 사라지는 데 30초 남짓한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구형·최장수 폭격기라는 수식어가 주는 이미지와 달리 그 위력은 현존하는 세계 최강 전략폭격기에 해당한다. 미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함께 B-52 등 전략폭격기를 3대 핵무기 운반 체계(Triad System)로 꼽는다.
B-52는 최고 시속 960km로 최대 6400km를 날아가 폭격하고 돌아올 수 있는 장거리 폭격기다. 핵미사일 등 폭탄을 최대 31t이나 실을 수 있다. 폭발력은 200kt(킬로톤·1kt은 TNT 폭약 1000t의 위력). 히로시마 원자폭탄 위력(15kt)의 13배에 달한다. B-52가 앤더슨 기지에서 한반도까지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미사일 등 무장 탑재량에 따라 4∼6시간. 지하 벙커를 초토화하는 폭탄 ‘벙커버스터’로 지하에 숨은 김정은을 공격할 수 있어 북한군이 벌벌 떠는 무기다. 군 관계자는 “B-52 3, 4대가 동시에 융단폭격을 하면 평양은 지도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한 해에도 몇 차례씩 전략 핵폭격기들이 미국 본토나 괌으로부터 곧장 조선반도 상공에 진입해 핵폭탄을 투하하는 연습을 벌이고 있다”며 간접적으로 두려움을 표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