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찰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를 아우르는 새로운 정치를 표방한 ‘국민의당’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신당의 가파른 상승세가 ‘반짝 효과’에 그칠지, 4·13총선 때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국민의당은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창당발기인대회를 열어 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했다. 국민의당은 창당발기 취지문에서 “의제에 따라 진보와 보수의 양 날개를 펴면서 합리적 개혁을 정치의 중심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창당대회는 다음 달 2일로 예정돼 있다. 안철수 의원은 인재영입위원장을 맡는다. 공동 창준위원장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입원 중이어서 참석하지 못했다. 안 의원은 행사에 앞서 10일 오전 윤 전 장관을 방문해 안건을 조율했다고 한다. 행사장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축하 화환을 보내 눈길을 끌었다.
창당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아졌다. 당장 이날 발표한 발기인 1978명 중에는 이남기 전 공정거래위원장 등 비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인사도 포함됐다. 검증 시스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지나치게 세 불리기에 급급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민주당을 탈당해 합류한 현역 의원들과 기존 안 의원 측근 간의 노선 갈등도 언제든 수면으로 불거질 수 있다. 안 의원 참모 그룹은 “비노(비노무현) 당은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다. 합류 의원들이 비노 진영임을 겨냥해서다.
천정배, 박주선, 박준영, 김민석 등이 각각 추진하는 호남 신당 세력과의 통합 문제도 당장 해결해야 할 숙제다. 안 의원은 당초 ‘창당 후 통합’을 원칙으로 내세웠지만 김한길 의원을 포함해 합류 의원들은 창당대회 전까지 통합해야 한다고 설득하고 있다. 창당 전 원내교섭단체(의원 20명 이상) 구성 필요성을 놓고서도 합류 의원들과 안 의원의 생각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안 의원이 당 대표직을 맡아 전면에 나서야 하는지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한 의원은 “당권-대권 분리를 안 의원에게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의원 측은 안 의원이 실권을 쥐고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선 창당 후 공천 과정에서 사달이 날 확률이 높다는 시각이 많다. 안 의원은 “신당 합류와 공천은 다르다”며 합류 의원의 공천을 보장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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