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기간제법 빼고 4개 법이라도 우선 처리”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월 13일 10시 31분


사진=채널A 캡처
사진=채널A 캡처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국회에 계류 중인 노동개혁 5법 가운데 기간제법을 제외한 나머지 4개 법안 만이라도 1월 국회에서 우선 통과시켜 달라고 야당과 노동계를 향해 수정 제안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발표한 대국민담화를 통해 “일자리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차선책으로 노동계에서 반대하고 있는 기간제법과 파견법 중에서 기간제법은 중장기적으로 검토하는 대신, 파견법은 받아들여 달라”고 밝혔다.

이어 “저나 정부도 노동계가 원하는 방향으로 해결해 주고 싶다. 그러나 지금은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이고 대다수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할 일은 기업을 살리고 실업자 취업 토대를 만들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에 정부가 제안한 파견법은 중소기업의 어려운 근무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며 “근무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들의 현장에선 애가 타들어 간다고 호소를 하는데 그 현장의 파견근무를 막는 것은 중소기업을 사지로 모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에 노동계가 상생의 노력을 해주셔서 노동개혁 5법 중 나머지 4개 법안은 조속히 통과되도록 했으면 한다”고 거듭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도 통과시켜주지 않고 계속 방치한다면 국회는 국민을 대신하는 민의의 전당이 아닌 개인의 정치를 추구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동안 정부·여당은 고용보험법, 산재법(산업재해보상보호법), 근로기준법, 기간제법, 파견법 등 노동개혁 5개 법안을 일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기간제법과 파견법 처리에 야당과 노동계가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기간제법을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4개 법안을 1월 임시 국회에서 조속히 처리하자는 쪽으로 한 발 뒤로 물러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에 따라 여야 간 어떤 절충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다음은 대통령 담화문 전문

새해 벽두부터 북한이 기습적인 4차 핵실험을 감행하였고,
지난 금요일 종료된 임시국회에서는
선거구도 획정짓지 못한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습니다.
국가 경제와 국민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한 핵심법안들도
한 건도 처리되지 못했습니다.
북한의 핵 실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은
이전과는 달라야 할 것입니다. 8일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였습니다.
북한에 대한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심리전 수단입니다.

정부는 우리 국민들의 안위를 철저히 지키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이와 병행하여, 정부는 유엔 안보리 차원뿐 아니라,
양자 및 다자적 차원에서 북한이 뼈아프게 느낄 수 있는
실효적인 제재 조치를 취해 나가기 위해
미국 등 우방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고 있습니다.
북한의 태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정도의
새로운 제재가 포함된 가장 강력한 대북 제재 결의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모든 외교적 노력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한·미 양국은 미국의 전략 자산 추가 전개와
확장억제력을 포함한 연합 방위력 강화를 통해
북한의 도발 의지 자체를 무력화시켜 나가도록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대내외 테러와 도발을 막기 위한
제대로 된 법적 장치를 갖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테러방지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테러방지법이 없으면 국제 테러방지에 필수적인 국가간 공조도 어렵고,
선진 정보기관들과의 반테러 협력도 불가능합니다.
현재 OECD, G20 회원 국가 중에 테러방지법이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4개국에 불과합니다.
국회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국민의 생명 보호와 국가 안전을 위해 테러방지법을 조속히 처리해 주기를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G20정상회의에서는 각국 성장전략의 이행을 점검하고 평가했는데,
우리나라는 2위에 그쳤습니다.
규제비용총량제 도입 등을 위한 관련법 개정이
국회에서 지연되었기 때문입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4대 개혁은 차질없이 추진되어야 합니다.
제가 수없이 반복해서 노동개혁법과 경제활성화법이
반드시 19대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호소하는 것도
바로 이런 절박한 심정 때문
지난 해, 17년 만의 역사적인 노사정 대타협으로
개혁과제 중에서도 노동개혁은 한시가 급한 절박한 과제입니다.
지금 우리 청년들이 ‘일자리 비상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노동계는 노동개혁이 개악이라고 하면서
노동개혁 자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에 발이 묶여 있는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재보험법, 기간제법,
파견법 개정안에는 이러한 일자리 창출과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개선방안이 담겨 있습니다.
엊그제 한국노총은 노사정 합의가 파탄났다며
노사정 합의를 파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노사가 극한 대치상황과 양보하지 않는 안을 갖고 격론을 벌이지 말고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면서 상생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정부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노사정 합의대로
합의사항을 하나하나 실천에 옮길 것입니다.
정부가 제안한 파견법은
중소기업의 어려운 근무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입니다.
노동개혁 5법 중 나머지 4개 법안은
조속히 통과되도록 했으면 합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무려 1,474일째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입니다.
기업활력제고특별법도 기업들의 선제적 사업재편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하는 법이지만,
여전히 통과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의 불씨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경제활성화법과 노동개혁 4법을
1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 주셔야 합니다.
이번에도 통과 시켜주지 않고 계속 방치한다면
국회는 국민을 대신하는 민의의 전당이 아닌
개인의 정치를 추구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이 나라의 주인은 대통령도 아니고
국회를 움직이는 정치권도 아닙니다.
이 나라의 주인은 바로 국민여러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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