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경제교사’ 김종인, 문재인 구원투수로 나서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월 14일 14시 32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장’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교사’였던 김종인(76) 건국대 석좌교수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의 ‘구원 투수’로 나섰다.

14일 오후 2시 문재인 대표가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국회 당 대표실에 들어갔다. 비공개 긴급최고위원회의가 열렸고 회의 직후 김종인 교수가 더민주당 선대위원장으로 영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문재인 대표는 오후 3시 기자간담회를 통해 김 교수의 영입을 공식 발표하면서 “김종인 박사님은 학자로서 또 정치인으로서 경제민주화를 출생의 신념으로 추구해 오신 분”이라며 “오늘날 시대정신인 경제민주화의 상징 같은 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는 경제민주화에 실패했고 소득불평등은 더 심해졌다. 김종인 박사님은 우리의 시대적 과제인 소득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도록 유능한 경제정당 만드는데 결정적 역할 해줄 것 믿는다”며 “박근혜 정권이 그 가치를 버렸다고 해서 시대정신을 포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표는 탈당 도미노 사태 이후 빗발치던 사퇴 요구를 선대위 수용 발표로 봉합하려 했다. 하지만 선대위원장 인선에 거듭 실패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물망에 오른 인사들이 잇따라 거절한 것. 이런 가운데 김종인 교수가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것이다.

2012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 겸 경제민주화추진단장을 지낸 김 교수는 새누리당의 경제 관련 핵심 공약인 경제민주화를 설계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다.

그러나 선거 이후 박근혜 정부의 정책 기조가 경기 부양 쪽으로 기울자 새누리당을 떠났다. 이후 정부에 대해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내가 새누리당 정강정책을 새로 쓴 사람이고 거기에 경제 민주화와 복지가 들어간 거 아닌가. 박 대통령은 선거에서 그걸 내걸어 다수당이 됐고 대통령이 됐다. 평소 원칙과 신뢰를 강조해온 대통령이 그걸 꼭 지키리라 믿었다. 하지만 선거 끝나고 경제 민주화는 사라졌다. (이 정부에) 마음 떠난 지 오래다.” (2014년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 김종인 교수는 서울 출생으로 중앙고, 한국외국어대를 거쳐 독일 뮌스터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서강대 교수를 거쳐 1981년 11대 총선에서 민정당 전국구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6공화국 시절 보사부장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을 역임했으며 1987년 헌법 개정 당시 경제민주화 조항 신설을 주도했다. 이후 14대 국회에 민자당 전국구 의원으로 들어갔고 17대 국회에 새천년민주당 비례대표로 당선되는 등 4선을 지냈다. 안철수 의원이 정치에 입문하기 전 정치적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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