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전 대법관과 함께 ‘험지 출마’를 요구 받았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4·13 총선 ‘서울 종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17일 오 전 시장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종로구에 출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지난 해 4월 저는 정치 재개를 밝히면서 ▲당의 총선 승리에 기여하겠다 ▲쉬운 지역에 가지 않겠다 ▲상징적인 곳에서 출마하겠다는 원칙을 천명한 바 있다”며 “이 세 가지 원칙에 부합하는 곳이 바로 종로”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새누리당은 유독 종로에서 지난 5년간, 19대 총선을 비롯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18대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 등 총 4번의 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하는 아픔을 겪었다”며 “종로는 야당 대표까지 지내신 5선의 정세균 의원이 다시 출사표를 던진 결코 만만치 않은 곳으로,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곳”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장 재임기간 동안 종로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지속적 정책을 펼쳤지만 정작 서울의 심장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아직도 낙후된 곳이 많고 도심 상관이 정체돼 있다”며 “천만 서울시민께서 주셨던 과분한 기대와 사랑, 소중한 시정운영 경험을 종로에 쏟아부어 서울의 경제를 살리고 대한민국 경제를 견인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안대희 전 대법관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출마 지역구 확정과 관련해 “본인들의 최종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안대희, 오세훈 두 출마예정자의 출마선언에 부쳐’라는 제목의 문자 메시지를 통해 기자들에게 “당의 공천룰에 따른 투명하고 공정한 경선을 통해 공천이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현재 종로는 박진 새누리당 전 의원, 정인봉 당협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며, 현역 지역구 의원은 정세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 이하 오세훈 전 시장의 출마선언문 전문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종로 구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새누리당 당원 동지 여러분.
저는 오늘 그동안 관심과 논란의 대상이 돼왔던 총선 출마 지역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이번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이미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종로구에 출마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른바 ‘험지 출마’ 요청을 받고 지난 한 달여간 개인적으로 이루 말할 수 없는 고뇌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좀 더 어려운 지역에 가서 야당의 거물급 인사를 상대해, 수도권 선거 판세를 견인해 달라는 당 대표의 요청을 쉽게 거절할 수가 없었습니다. 집권 여당의 정치인으로서 박근혜 정부의 국정 안정을 위해 총선 승리에 기여해야 한다는 책임감 또한 작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험지’가 어디인지도 결정되지 않은 채 종로의 유권자들을 찾아뵙는 것도 송구스럽고, 더 이상 결정을 미루는 것은 서울의 다른 지역에서 열심히 뛰고 계시는 우리당 예비후보들에게도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해 4월, 저는 정치 재개를 밝히면서 당의 총선 승리에 기여하겠다, 쉬운 지역에 가지 않겠다, 상징적인 곳에서 출마하겠다는 원칙을 천명한 바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원칙에 부합하는 곳이 바로 종로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종로 구민 여러분. 그리고 당원 동지 여러분. 정치 1번지라 불리는 종로는 무엇보다 우리 정치사에서 민심의 향방을 가늠하고 선거의 승패를 가름해 왔던 가장 상징적인 곳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새누리당은 유독 종로에서 지난 5년간, 19대 총선을 비롯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18대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 등 총 4번의 선거에서 연이어 패배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또한 종로는 야당대표까지 지내신 5선의 정세균 의원이 다시 출사표를 던진 결코 만만치 않은 곳으로,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곳입니다.
선거의 유불리만 따진다면 저에게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우리당과 당원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어 서울시장을 두 번이나 역임했고, 적지 않은 마음의 빚을 가지고 있는 저의 충정어린 결단임을 감히 말씀드리고자 합니다.수도권과, 나아가 전국 선거 판세를 견인하는 종로에서 반드시 승리해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승리를 이끌겠습니다.
또 하나 제가 종로를 선택한 이유는 수도 서울의 도심인 종로가 살아야 서울이 살고, 대한민국의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소신 때문입니다. 저는 서울시장 재임기간에도 유서 깊은 역사와 문화 자원을 가진 종로에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지속적인 정책을 펴왔습니다. 광화문과 인사동, 명동을 잇는 관광문화벨트를 조성해 사람과 돈이 몰리고, 도심 상권이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제가 재산세 공동과세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강남북 균형발전 역시 강북의 중심인 종로가 살아야 가능합니다.
그런데 정작 종로는 서울의 심장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아직도 낙후된 곳이 많고, 도심 상권 역시 정체되어 있습니다. 이제 1000만 서울 시민들께서 제게 주셨던 과분한 기대와 사랑, 소중한 시정 운영의 경험을 종로에 쏟아 부어 서울의 경제를 살리고, 대한민국의 경제를 견인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종로 구민 여러분. 우리는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해 있습니다.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국가의 안위가 위협을 받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중국 경제의 둔화로 경제는 저성장, 저물가, 저고용의 늪에 빠져 있습니다.
가계부채가 1200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국민의 삶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이제는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의 불씨마저 꺼져 가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이처럼 산적한 문제들을 해결해야할 정치권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정작 선거구 하나 확정하지 못한 채 사분오열, 국민들께 실망만 안겨 드리고 있어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참으로 부끄럽습니다.
정치부터 바꾸지 않으면 대한민국에 희망은 없습니다. 국민들은 자신의 아픔을 함께 보듬고, 팍팍한 오늘보다는 그래도 살만한 내일을 열어줄 그런 정치인을 원하고 있습니다.
정치 일선에서 떠나있던 지난 4년, 국가와 우리 사회를 위해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오랜 시간 고민해 왔습니다. 성장 일변도의 패러다임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가치들을 되찾는 정치, 경쟁에서 낙오하고, 경쟁의 대열에 끼어 보지도 못한 분들을 일으켜 세워 함께 가는 ‘상생’과 ‘공존’의 정치가 절실한 때입니다.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성원에 새로운 정치로 응답하겠습니다. 당의 부름과 요청에 총선 승리로 응답하겠습니다. 시장에서 골목에서 마주했던 종로 구민 여러분의 한숨에 구호가 아닌 정책과 실천으로 응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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