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은 자신의 ‘이승만 전 대통령 국부(國父)’ 발언을 비판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선대위원장에게 “전두환 정권 국보위에 참여한 분으로서 다른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해 달라”고 공개 요청했다.
한상진 위원장은 18일 확대기획조정회의에서 “더민주당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은 과거 통념으로부터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 입장을 어제 공개했다. 이제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 합리적인 토론을 할 때가 되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한 위원장은 “가장 많은 정권에 참여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 김종인 위원장”이라고 지칭하면서 “이승만 국부론 비판하셨으니 다른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해주길 바란다”며 거듭 촉구했다.
1980년 신군부의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을 시작으로 여러 정파를 넘나든 김종인 위원장의 팔색조 정치 이력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전두환, 노태우 정권 때 여당에서 세 번 전국구 의원을 지냈고, 2004년엔 반노(反盧) 성향의 새천년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변신했다. 2012년 대선 국면에선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박근혜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다.
한상진 위원장은 “이승만 초대 대통령 위상은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과제”라며 “국민이 이승만 대통령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세우는 데 바람직한지 명확한 입장을 밝혀주시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당은 앞으로 중도 개혁의 길을 일관되게 갈 것”이라며 “그 일환으로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위상 정립이 국가 정체성 확립에 중요 과제로 보아서 국민 통합의 관점에서 협력과 화해의 길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14일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를 참배한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을 ‘국부’로 불렀다. 야권 일각에서 논란이 일자 그는 “(이 전 대통령은) 국부라는 호칭을 사용할 때 도덕적 기준을 만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도 “대한민국을 세운 공적에 유의해 국부에 준하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종인 위원장은 “일부 사람들이 국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3선 개헌(3선 제한 철폐를 위한 ‘사사오입’ 개헌을 잘못 표현)으로 민주주의 원칙을 파괴한 사람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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