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김종인 영입, 盧 前대통령이 동의했겠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0일 03시 00분


안철수, 더민주에 공세 본격화
“문재인 대표 스스로 원칙 버린채 내게 새누리 프레임 운운 이해안돼”

국민의당 창당을 주도하고 있는 안철수 의원이 19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에 대해 “원칙이 없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김종인 전 의원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한 데 대한 공세다. 안 의원이 싸움에 가세하면서 양측 간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안 의원은 이날 더민주당 주류 측이 민감해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까지 언급하며 문 대표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은 ‘원칙 있는 승리가 어려우면 원칙 있는 패배가 낫다’고 했다”며 “그런데 김 위원장의 영입은 원칙 없는 승리라도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의 후계자라는 분들이 그런 선택을 하다니 도대체 무엇을 위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김 위원장의 전력이나 행적을 보면 (문 대표가) 왜 혁신을 거부하고 저에게 새누리당 프레임을 씌웠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김 위원장 영입은 만약 노 전 대통령이 살아있었다면 가장 먼저 가장 크게 반대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탈당 전 ‘낡은 진보’ 청산 요구에 대해 문 대표가 ‘새누리당에서 우리 당을 규정짓는 프레임’이라고 비판한 데 대한 반박이다.

최원식 대변인도 논평에서 “(1980년) 광주 학살 이후 구성된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에 참여해 국회의원을 하고 노 전 대통령 탄핵 때도 앞장선 분을 당의 얼굴로 모신 것이 원칙인가”라고 거들었다. 김 위원장은 광주 민주항쟁이 일어난 1980년 5월 말 출범한 국보위에서 재무분과위원으로 일했다. 이어 국가보위입법회의(임시 입법기구) 예결위 전문위원을 거쳐 1981년과 1985년 민정당 전국구(현 비례대표) 의원을 지냈다. 당시 서강대 교수였던 김 위원장은 전두환 정권이 부가가치세 폐지에 대한 자문에 응하면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당이 연일 김 위원장의 과거를 물고 늘어지는 것은 한상진 창당준비위원장의 ‘이승만 전 대통령 국부(國父)’ 발언으로 인한 호남 민심 이탈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한 위원장을 비판하자 이번에는 안 의원이 문 대표를 겨냥하고 나선 것. 한 위원장은 이날 4·19혁명 관련 단체를 찾아 ‘국부’ 발언을 공식 사과했다. 20일에는 백범 김구 선생 묘역을 참배할 예정이다. 문 대표는 이날 한 위원장의 국부 발언에 대해 “이승만 전 대통령을 국부라고 했는데 이 전 대통령은 1948년 정부 수립으로 대한민국이 건국됐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한 위원장의 발언은 역사인식이 우선 맞지도 않을뿐더러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훼손하는 얘기”라고 비판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안철수#국민의당#김종인#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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