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서… 회견장서… ‘국회 압박’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 마련된 ‘경제 활성화 입법 촉구 대국민 서명운동’ 서명대를 찾은 시민들이 서명을 하고 있다(맨위 사진). 최충경 창원상공회의소 회장(맨아래 사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21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생 구하기 입법 촉구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경남도 제공
“어디로 가면 서명을 할 수 있느냐는 문의 전화가 1, 2분마다 한 통씩 옵니다.”
‘민생 구하기 입법 촉구 1000만 서명 운동본부’ 사무국 김현수 팀장은 21일 “온라인 서명 사이트의 동시 접속자가 8000명에 육박해 10여 분간 서버 접속이 안 되기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제활성화 법안 입법을 위해 시작된 서명운동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이해 당사자인 기업 외에 일반인들의 참여도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 “아파트 반상회에서도 서명 운동 얘기”
운동본부 사무국에 따르면 최근 서울 광장시장 상인 A 씨가 전화를 걸어 “요즘 시장 경기가 너무 안 좋은데 서명하려면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제발 경제 상황이 나아져 시장이 사람들로 붐볐으면 좋겠다”며 “다른 시장, 다른 상인들도 마찬가지 생각일 것”이라고 토로했다.
서울 지역 아파트 주민 대표 B 씨는 운동본부에 “아파트 반상회에서 서명운동 얘기가 나와서 동참하기로 했다”며 “서명부 파일을 보내주면 주민들의 서명을 받아서 보내주겠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서명운동을 도와주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냐는 전화도 끊이지 않고 있다”며 “효과적으로 서명을 받을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는 분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노인 세대도 서명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김용식 부산시노인복지단체연합회장은 최근 부산지역 노인단체 대표 10여 명과 부산상공회의소를 찾아가 이번 서명운동을 돕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부산 지역 48개 노인단체 소속 회원들은 시내 곳곳에서 하루에 30명이 경제활성화법 입법을 위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김 회장은 “대기업에서 30년간 근무하다가 외환위기 시절이던 1998년 경기가 안 좋아지는 바람에 명예퇴직을 당했다”라며 “지금이 제2의 외환위기가 올 때라고 생각해 서명운동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8곳이 모인 ‘민생경제살리기 국민운동본부’도 20, 21일 서울 여의도역과 광화문역 등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았다.'대한민국상이군경회 김덕남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일동도 21일 경제활성화법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전경련회관 1층에 마련된 부스를 직접 찾아가 보훈단체로서는 가정 먼저 서명운동에 참여했다.' ○ 재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서명 바람
LG그룹은 21일 임직원들이 휴대전화나 PC 등을 통해 포털사이트 또는 전국경제인연합회 및 대한상의 웹사이트 등에서 서명운동에 참여하도록 했다. LG는 사내 포털 게시판을 통해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CJ그룹은 이날 서울 중구 남대문로 본사 사옥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벌였다. 본사 사옥에서는 22일까지 서명을 받는다. 이어 25, 26일에는 CJ제일제당 사옥에서, 27, 28일에는 CJ대한통운 사옥에서 각각 서명운동을 진행한다.
한국무역협회도 국내 지부 13곳에서 부스를 차려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선주협회를 비롯한 해운 항만 단체들은 각 단체가 위치한 건물에 부스를 마련해 단체 임직원과 내방객들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기로 했다.
중소·중견기업들도 서명에 힘을 보탰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21일 현대·기아자동차협력회, 한국지엠협신회, 쌍용자동차협동회 등 완성차 업체별 협력업체 대표들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벨레상스호텔에 모여 경제활성화 법안의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에 묵묵부답인 국회에 대한 불만도 가중되고 있다. 최충경 창원상공회의소 회장은 이날 경남도청에서 가진 경제활성화 법안 입법 촉구 기자회견에서 “국회가 움직이지 않는다”라며 “정의화 국회의장은 광주 출마설이나 얘기하고, 명색이 (국회)의장이 입법은 신경 안 쓰고 마음이 딴 곳(대권 욕심)에 있다”고 비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