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4·13총선 ‘프레임 전쟁’에 시동 거는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2일 22시 57분


새누리당이 80여 일 앞으로 다가온 4·13총선의 ‘프레임 전쟁’에 시동을 걸고 있다. 이번 총선에선 인물만큼 구도 또한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프레임 전략은 선거 때마다 중대 변수로 작용해왔다. 상대를 규정짓고, 각을 세워 표심을 끌어오는 위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이나 충청 지역에서는 선거 때 ‘어떤 바람이 부느냐’에 따라 같은 인물을 내세워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새누리당은 선명한 프레임을 던져 총선 레이스 초반부터 기선을 제압하겠다는 계획이다. 22일 총선기획단의 사실상 첫 번째 회의도 이 같은 논의로 시작됐다고 한다. 김무성 대표가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개혁이냐 반(反)개혁이냐’ 구도를 국민에게 보다 쉽게 전달할 수 있는 ‘네이밍(이름 짓기) 작업’부터 착수한 것이다.

한 참석자는 “이번 총선의 화두는 결국 경제라는 데 공감대가 있었다”며 “‘경제를 살리는 정당 대 경제를 죽이는 정당’ ‘일자리 창출 정당 대 일자리 방해 정당’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손목 잡는 정당 대 발목 잡는 정당’이라는 프레임도 제안됐다. “야당이 또 발목을 잡는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심판론’과 맥을 같이한다.

당 전략기획본부장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 여당이 그토록 목을 매고 애원하는 법을 통과시켜주지 않는다면 야당은 이번 총선에서 일자리 방해 세력, 경제를 죽이는 정당으로 국민의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이 프레임 전쟁에 공을 들이는 데는 말 못할 속사정도 있다. ‘100% 상향식 공천’ 원칙을 고수하면서 인물 영입이나 창당 등 각종 정치 이벤트로 관심도가 높아진 야권에 비해 밥상에 올릴 ‘반찬’이 별로 없어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박근혜 대선 캠프’ 출신인 양봉민 서울대 보건학과 교수를 ‘17호 영입 인사’로 소개했다.

김 대표 측은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우선순위가 프레임과 야권 분열 등 구도, 그 다음이 인물”이라고 말했다. 인물 영입을 강조하는 친박(친박근계)계의 한 핵심 의원도 “17, 18대 대선을 치르고 8년간 집권하면서 쓸 만한 인재는 다 끌어 썼다”고 토로했다.

야권도 프레임 대결에 가세하고 있다. 이날 더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이번 총선은 소득불평등 경제냐, 경제민주화냐를 선택하는 선거”라며 ‘정권심판론’을 제기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우리는) 양당 중심의 낡은 정치를 대체할 대안정당”이라며 ‘정치심판론’을 내걸었다.

홍수영기자 gae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