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한파에도 13일째 대남전단 “서울 마포-동부전선까지…이례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4일 16시 45분


북한이 일부 최전방 일반전초(GOP) 부대 체감온도가 영하 40도 아래로 떨어지는 등 한파가 절정에 달한 24일에도 어김없이 대남전단 살포 작전을 강행했다. 북한군은 12일 밤을 시작으로 13일째 하루도 쉬지 않고 대남전단을 살포 중이다. 살포된 전단만 200만 장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23일 밤~24일 새벽 임진강 북측에서 대남전단이 든 대형풍선을 남측으로 날려 보냈다. 대남전단은 경기 파주 등 서부전선은 물론이고 철원 등 중부전선, 고성 등 동부전선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전 전선에 걸쳐 살포되고 있다. 경기 고양, 포천, 양주, 동두천에서 주로 발견되던 전단은 서울 양천구와 마포구, 경기 용인 등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대남전단이 연평도 등 서북도서나 서부전선 일대가 아닌 서울 중심인 마포와 동부전선에서까지 발견되는 건 매우 이례적”이라며 “13일째 하루도 쉬지 않고 살포하는 것 역시 유례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수거된 전단도 15만~20만 장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2014년에도 북한은 대남전단을 살포한 바 있지만 당시 발견된 전단은 2012년 1만8000여 장, 2013년 1만 여 장, 2014년 1000여 장 등 3년간 3만 여장에 불과했다. 북한이 올해 대남전단 집중포화를 퍼붓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과 군 관계자들은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최종 결의안이 나올 때까지 대남전단 살포 작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저강도 도발을 지속하며 분위기를 살피다가 최종 결의안에 담길 제재 수위에 따라 도발 강도를 높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은 결의안 도출이 코앞인 상황에서 몸을 최대한 사려야 하면서도 내부 결속을 위해 우리 측 대북 확성기 방송에 맞서 뭐라도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앞두고 포격 도발 등 무력 도발을 해서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켜봐야 좋을 게 없다는 판단도 북한이 대남전단 카드를 만지게 한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8월 포격도발 때처럼 고강도 도발을 했다가는 대북 고강도 제재에 미온적인 중국마저 돌아서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현 상황에서 고강도 도발로 자충수를 둘 이유가 없다”며 “남북 심리전이 격화되는 모습을 보여줘 남한 내에서 ‘심리전을 그만하자’는 여론을 끌어내는 게 현재 북한의 목표일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북한#北 4차핵실험 강행#대남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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