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탈북민 체험담에 감동 받은 朴대통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6일 03시 00분


“자원봉사하며 나도 대한민국 국민이구나 자신감 얻어”
업무보고뒤 “훌륭한 일 하세요” 격려

2015년 4월 1일자 A10면.
2015년 4월 1일자 A10면.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온 뒤인 2007년 충남 태안의 기름 유출 사고 소식을 접했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에 용기를 내 처음으로 자원봉사에 참여했습니다. 기름 묻은 돌을 닦으면서 ‘아, 내가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여하고 있구나’라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외교·국방·통일부 업무보고 토론에서 탈북민 출신 통일부 공무원 한미경(가명) 씨가 담담히 이어가는 말에 주의를 기울였다. 그는 “남한 주민들과 힘을 합쳐 탈북 청소년을 위한 바자회 개최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씨의 경험담은 계속 이어졌다.

“통일은 남한 사람들만이 아닌 탈북민도 동참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임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먼저 온 미래’인 탈북민들이 사회에서 도움을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 통합의 주춧돌이 되면 북녘에 있는 동포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서로 다른 남북을 하나로 이어 진정한 통합을 이루는 가교가 되고 싶습니다.”

박 대통령은 한 씨가 말하는 내내 한 씨와 눈을 맞추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발언이 끝나자 크게 박수를 쳤다. 한 씨는 “업무보고가 끝난 뒤 박 대통령이 따로 악수하며 ‘꼭 훌륭한 일을 하세요’라고 격려해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한 씨의 진솔한 말에 큰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지난해 4월 연중기획 통일코리아 프로젝트 ‘받는 탈북민에서 주는 탈북민으로’ 3회 시리즈에서 사회봉사를 통해 남한 주민들과 어울려 사는 탈북민들의 모습을 조명했다. 그 이후에 통일부는 산하 남북하나재단을 통해 탈북민들의 ‘착한(着韓)봉사단’ 12곳을 선정했다. 한국에 정착했다는 뜻을 담은 명칭이다. 통일부는 올해 착한봉사단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탈북민#새터민#체험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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