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론 않던 서민금융법 등 처리 요청
鄭의장 “4일 본회의서 원샷법 처리, 선거구획정도 12일 직권상정 할것”
김종인 “노동법 여야합의 도출 기대”
박근혜 대통령이 2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경제활성화 및 민생안정을 위해 18개 법안을 통과시켜 줄 것을 국회에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의 간절한 부름에 응답해야 한다”며 국회를 압박하기도 했다. 1월 임시국회가 사실상 5일로 막을 내리는 상황에서 법안 처리의 절박함을 호소한 것이다.
○ 박 대통령 “국민들은 기가 막힐 것”
박 대통령은 21분간의 모두발언에서 법안들을 하나하나 거명하고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국회를 압박했다. 먼저 지난달 29일 여야가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일명 원샷법)과 북한인권법 처리 합의를 깬 것에 대해 “국민들은 참으로 기가 막힐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노동개혁 4법을 반대하는 것을 두고는 “왜 의료 민영화와 나쁜 일자리, 쉬운 해고로 둔갑시켜 가로막는지 의문”이라며 “비판을 위한 비판은 결코 국민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테러방지법 처리가 늦어지는 것에 대해서도 “(국회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절실함이 없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자주 언급하지 않았던 경제법안들의 중요성까지 강조했다. 대부업법에 대해선 “백번 서민들 걱정(만) 하기보다 이 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했고, 자본시장법은 “이 법이 통과돼야 코스닥 시장도 역동적인 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이 언급한 법안 가운데 대부업법과 자본시장법,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서민금융생활지원법, 행정규제기본법은 현재 국회 정무위에 계류돼 있다. 지난해 12월 대리점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일명 남양유업법) 처리 과정에서 생긴 여야 간 이견으로 정무위가 열리지 못하면서 법안 처리도 줄줄이 발목을 잡힌 상태다. 야당은 일몰(日沒) 시한이 있는 대부업법과 기촉법만 우선 처리할 것을 주장한 반면 여당은 자본시장법 등 다른 주요 법안들도 함께 처리하자고 주장하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생일을 맞아 청와대 참모진과 오찬, 국무위원들과 만찬을 함께 하면서 핵심 법안 처리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 김종인, 쟁점법안 입장 선회하나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겸 선대위원장은 이날 전북 전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노동법은 양당 협의를 거쳐 합의 도출을 해 국회를 통과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민주당의 반대로 노동개혁법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긍정적 자세를 보인 것이다. 문재인 전 대표가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는 것이 확고한 당론”이라고 한 것과도 사뭇 다르다.
김 위원장은 전날 비대위 회의에서도 “과거 맹목적으로 ‘이 법은 절대 안 된다’는 식의 운영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을 만나 노동법 쟁점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더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여당 책임하에 법을 통과시키면, 그 책임을 여당이 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야당이 반대하는 부분을 명확히 밝히고, 그 문제점을 보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다면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정의화 국회의장은 전날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원샷법 등을 4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또 선거구 획정을 위한 공직선거법은 12일 직권으로라도 획정위에 넘기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정 의장은 이날 오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김 위원장을 만나 쟁점 법안과 선거법 처리 문제 등을 논의했지만 소득 없이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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